이재용 미래먹거리 승부수
LG전자·현대차와 전면전
3개부문장에 조직관장 전권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電裝)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텔레매틱스를 중심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LG전자, 자율 주행차에 필요한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현대자동차 등과 앞으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9일 전사조직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전장이란 차량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정보기술(IT)장치를 가리키는데, 자동차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텔레매틱스, CID(중앙정보처리장치),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차량용 반도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삼성전자 측은 “단기간 내 전장사업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 간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이미 자동차 시장에 진출해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이들 계열사의 협력에 힘입어 단기간 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을 두고 그동안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친분을 쌓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부수로 해석하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2012년 초 모바일 기기분야 최대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제쳐놓고 독일로 날아가 BMW그룹의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회장을 만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GM의 댄 애커슨 회장, 일본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호 회장, 폴크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CEO 등은 이 부회장이 최근 만난 거물급 인사들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3개 부문장이 다양한 전사조직을 관장하도록 해 입지를 넓혀줬다. 권 부회장은 전장사업팀과 더불어 종합기술원도 후방에서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또 CE 부문에서 TV를 담당하는 주력사업인 VD사업부에 AV사업팀을 신설해 무선 오디오와 사운드바, 블루레이, 홈시어터 등의 제품을 담당토록 했다. IM 부문 무선사업부에도 기어S2 등의 웨어러블 기기와 VR(가상현실) 기기, 모바일 액세서리, 헤드셋, 모바일용 케이스 등을 맡는 모바일 인핸싱(Enhancing)팀을 새로 설치했다.
유통 채널도 개편했다. 온라인 공략을 위해 한국총괄과 서남아총괄에 온라인영업팀을 신설하고, 주력사업부에도 온라인 전담조직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석이던 생활가전사업부장에 서병삼 생활가전글로벌CS팀장(부사장)을 선임했다. 무선개발1실장(소프트웨어·서비스)은 이인종 무선B2B개발팀장(부사장), 무선개발2실장(하드웨어·기구)은 노태문 무선상품전략팀장(부사장)이 각각 맡았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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