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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인간을 위해 있는 건데 중매 때 종교 다르면 성사 안돼…”

입력 : 2016-01-20 01:00:00 수정 : 2016-01-19 20: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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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발전포럼 6년 넘게 이끈 박재갑 교수
“‘개신교 제사’ 주제로 다룰 예정”
종교인도 아니면서 종교인도 못하는 ‘선한 일’을 하고 있는 의사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박재갑(68·사진) 국립암센터 석좌교수다. 서울대병원 외과의사 출신인 그는 2009년 한국종교발전포럼을 창립해 6년 넘게 종교간 대화와 공존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내로라하는 종교연합 기구들도 7대 종단 모임이 고작인데, 종교발전포럼에는 참석하지 못하는 종교가 없고, 참석하는 자세도 적극적이다. 진정한 종교연합체다. 종교발전포럼은 어느 종교도 못하고 있는 한국종교방송도 운영하고 있다.

금연 전도사로도 통하는 박 교수가 지난 18일 서울 한 식당에서 매월 한 차례 조찬을 겸해 열리는 종교발전포럼의 신년강좌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금연과 종교화합 운동을 소재로 체험적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암은 이제 십중팔구는 극복될 만큼 연구가 진행됐지요. 담배를 끊고 백신 접종과 조기검진만 잘 받으면 70%는 잡아낼 수 있습니다.”

암은 유전자 부호가 바뀌어 발생하는 일종의 유전자병이다. 그런데 유전자 부호를 바꾸는 것이 발암물질이다. 스트레스도 암과 연관이 없는데 담배에는 60여 종의 발암물질이 들어있어 결정적 요인이 된다.

박 교수는 의사로 활동하다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고 느껴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 들어갔고,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싶은 마음에 종교발전포럼을 만들었다. 회원이 170여명이며, 한 달에 한 명씩 강사를 초빙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암연구소에서 강좌를 연다. 오랜 세월 종교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서일까. 그 역시 구도자가 된 듯 품성이 넉넉하다.

“여러 종교의 교리를 들어보면 제각각 주장하는 바가 옳다고 느껴지지만, 종교의 심층으로 들어가면 모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종교생활이 건강에 좋다고 하면서도 종교의 폐해도 망설임 없이 꼬집었다. 우리나라에서 혼기가 늦어지는 상당한 원인이 종교에 있다는 지적이다. 평소 중매를 많이 하는데, 소개해 주려고 하면 반 이상이 서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특히 일부 종교에서 제사를 안 모시는 것에 거부감이 컸고, 부모의 경우 다른 종교로 자신의 재산이 나간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 점은 각 종교가 숙고했으면 합니다. 종교가 인간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인간이 종교를 위해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종교발전포럼은 오는 21일 김종성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를 초빙해 ‘마취와 의식’을 주제로 첫 강좌를 연다. 깨달음의 사회화, 중용, 빅뱅우주론, 뇌과학을 통해 본 인간 등의 문제가 올해 다뤄질 주제다. 그중에 6월 16일 예정인 채수일 전 한신대 총장(목사)의 ‘개신교와 제사문제’, 11월 17일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의 ‘종교의 표층과 심층’ 강연이 이슈가 될 전망이다. 채 교수는 개신교의 제사 허용 문제를 거론할 예정이어서 초미의 관심사다. 문의 (02)3668-7905.

정성수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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