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구축 완료까지 4~5년이나 남아 있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군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사드 배치 필요성을 부각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군은 남한으로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하층방어체계인 KAMD로 요격할 수 있다고 장담해왔다. KAMD는 고도 40㎞ 이하에서 요격하는 방어체계로 2020년대 초반까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투입하는 것도 북한의 위협을 한껏 극대화해 사드 배치를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깔린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5일 MBC와 인터뷰에서 "사드는 분명히 국방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군사적 수준에서 말하자면 우리의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충분히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구축 중인 킬체인과 KAMD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제한이 있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사드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 제한과 사드 배치 검토 필요성을 연결해 발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 국방당국 간에 사드 배치와 관련해 비공식 또는 공식적인 논의가 상당히 진행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의 사드 배치 필요성 발언은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사드 발언과 맞물리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26일 대변인 발언을 통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한 장관의 발언은 계속 높아지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능력 향상과 대책 마련 차원에서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될 것이라는 군사적 차원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여부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대한 미국의 요청이나 협의가 없었고, 이에 따라 결정이 내려진 것도 없다는 이른바 '3 NO'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6~8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핵무기 소형화 기술 완성을 목전에 둔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층-하층의 '중첩방어'를 위해서도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부 군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하층방어 구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실패하면 더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상층에서 요격하고, 하층에서 한번 더 요격하는 것이 군사적 관점에서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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