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7일 예금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제1차 금융발전심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업무계획은 ‘경쟁과 혁신이 끊임없는 금융’, ‘튼튼하고 신뢰받는 금융’이라는 2대 추진전략 아래 10대 핵심과제에 실천계획을 담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금년에는 국민이 금융개혁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개혁의 속도를 한층 더 높이는 한편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건전성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보증기금(기보)과 신용보증기금(신보)은 이날 창업기업에 대해 연대보증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출 금리구조는 양극단으로 갈라져 있다. 고신용자는 5% 미만의 저금리로 돈을 빌리는 데 비해 중·저신용자는 20%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단절화 현상이 여전하다. 금융위가 보증보험까지 끌어들여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나서는 이유다.
서울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신용대출은 은행과 저축은행이 중금리 신용대출을 할 때 보증보험사에 보험료를 내고 보증보험사는 금융사가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보증보험이 금융회사 손실 위험을 분담해 초기 시장조성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금리 대출이란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4∼7등급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10% 전후(7∼15%) 금리의 개인신용대출을 말한다. 나이스신용정보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신용도 4∼7등급의 중신용자는 698만명에 달한다. 금융사들의 중금리 대출 잔액은 688억원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우선 은행과 저축은행이 각 5000억원씩 모두 1조원 한도로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대출을 하반기부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상품은 2000만원 한도에서 연10% 안팎의 금리가, 저축은행 상품은 1000만원 한도로 연15% 안팎의 금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또 다른 공급채널로 올 하반기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금융위는 작년 11월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주고 하반기 본인가를 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앞서 3년간 총 1조4000억원의 중금리 신용대출을 공급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정보기술(IT) 업체가 주축이 돼 컨소시엄을 이룬 인터넷전문은행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으로 중금리 시장 확대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창업기업 연대보증 면제
금융위는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제도를 올해 3월 도입하되 상품성과 편의성 확보를 위한 보완작업도 한다. 일시금 인출로 한정된 ISA의 적립금 인출방식을 최장 5년간 월지급 방식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신협과 저축은행, 단위농협 같은 서민 금융기관에 단계적으로 펀드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기보와 신보는 설립 5년 이내 법인기업이 새로 보증을 이용하면 보증심사 등급과 무관하게 연대보증을 전면 면제해 주기로 했다. 2014년부터 설립 3년 이내의 기업에 대해 연대보증 면제가 이뤄졌지만 보증심사등급과 요건이 일정 수준 이상이 돼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창업기업들은 이런 요건을 갖추기 쉽지 않아 연대보증 면제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서근우 신보 이사장은 “연대보증 면제는 창업 활성화와 원활한 재도전 지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도덕적 해이에 따른 보증기관의 리스크 증가라는 단점도 작지 않다”며 “효율적인 리스크관리 방안을 마련해 보증을 건전하게 운용하면서 창업기업을 지원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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