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이 된 유니폼 넘버, 11…①차범근, 유럽축구를 평정한 최초의 아시아 스타
축구에서 11번은 10번과 더불어 공격을 책임지는 팀의 간판스타이다.
지금은 마음대로 번호를 달지만 과거에는 1번 골키퍼, 11번 최전방 공격수 등 위치에 따라 부여된 번호를 달아야 했다.
▲ 한국축구 최고 스타 11번 차범근
팬들에게 역대 한국축구 선수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답이 갈릴 수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차범근'이라는 답을 할 것이다.
차범근(1953년 5월 22일생)은 축구를 시작한 이래 거의 대부분을 11번을 달고 뛰었다.
차범근의 수식하는 대표적인 말은 그의 성을 본 따 독일 팬들이 부르는 차붐(Cha boom=폭탄이 터지는 소리), 갈색폭격기 등이 있다.
이런 말로 차범근 진가를 알기 힘들다면 다음 기록을 본다면 고개를 끄떡거릴 것이다. 플레이 스타일이 어떻다는 등은 그야말로 쓸데없는 소리일 뿐이다.
○국제 축구역사&통계연맹 선정 '20세기 아시아 최고선수'
○1972년 5월 7일 당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만18세 11개월 15일)
○세계 최연소 센추리클럽 가입(24세 139일)
○월드사커지 선정 20세기 100대 축구스타
○키커지 선정 79~80, 85~86 분데스리가 베스트11, 85~86분데스리가 MVP
○키커지 선정 1980년대 분데스리가 외국인선수 1위
○81, 88 세계 올스타
○201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정 레전드 베스트11
○골닷컴 선정 '역대 분데스리가 외국인 선수 랭킹 3위'
○분데스리가 308경기 출전 98골
○국가대표 135경기 출전 58골(역대 랭킹 1위)
○A매치 최단시간 해트트릭=1976년 9월 11일 말레시아전 후반 38분~43분 3골
▲ 기적의 5분 선보인 차범근
차범근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1976년 9월 11일 말레시이시와의 대통령컵 국제축구대회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기대와 달리 후반 38분까지 말레이시아에게 1-4, 3골차로 끌려갔다.
누가봐도 한국이 질 것으로 봤다.
이를 보기좋게 깨뜨린 이가 차범근이다.
후반 38분 첫골을 터뜨린 뒤 43분까지 5분사이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4-4 무승부를 만들었다.
전에도 없었고 지금까지도 A매치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인 선수는 없었다. 차범근이 왜 최고인가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례이자 확실한 증거이다.
▲기록외 성실함과 깨끗함이 차범근의 가치 더 높여
차범근은 1970~1980년대 당시 세계축구 최고봉이라는 분데스리가에서 10시즌을 뛰면서 옐로카드를 단 1장밖에 받지 않았다. 자기만을 위해 결코 반칙을 하지 않았다.
차범근은 타고난 천재이지만 만들어진 선수이기도 하다. 축구 그리고 연습외에는 다른 것은 돌아보지 않았다.
훈련시간을 맞추기 위해 공항에서 픽업중이던 지인을 도중에 내려놓고 연습장으로 갈만큼 연습에, 그리고 자기자신에 철두철미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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