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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마이너스 금리’ 시사 … 은행주 폭락

입력 : 2016-02-12 19:39:24 수정 : 2016-02-12 19: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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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도입 가능성 배제 않을 것”
도이체방크 6.57% ↓… 올 40% ↓
은행권 CDS 프리미엄 폭등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각국 은행주들이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은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과 다른 나라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2010년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고려했지만 당시에는 완화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과 도입의 합법성 등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순차적 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이 되레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시사하면서 은행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 주가가 전날보다 8.4% 떨어졌고,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6.8%, 독일 도이체방크 6.57%,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은 12.57% 하락했다. 이 중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올해 들어 40% 이상 폭락하며 충격을 줬다.

신용위기의 척도로 꼽히는 은행권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치솟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했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 상승은 기업 신용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은행이 발행한 5년 만기 채권 1000만달러가 디폴트에 빠졌을 때를 대비한 골드만삭스의 연간 보험료는 하루 만에 2만달러에서 15만9000달러로, 도이체방크는 3만6000달러에서 26만8000달러로 폭등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초래할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WSJ는 “유로존, 스웨덴, 덴마크 등 앞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나라를 보면 마이너스 금리로 은행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이러한 부담이 가계 경제로 전이돼 경기 침체가 더욱 심해지는 ‘죽음의 고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WSJ는 “이론적으로는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는 은행에 수수료를 받는 페널티를 적용해 시중에 돈을 푸는 방법이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은행 수익 구조를 흔들며 경기 침체를 깊어지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한 나라의 은행이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위스 중견은행 얼터너티브뱅크는 지난해 10월 예금 금리를 -0.125%로 내렸고, 영국 HSBC와 미국 골드만삭스 등 대형은행도 최근 기업과 기관투자가의 예금에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유로존, 스위스, 덴마크 등에 이어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되면 이에 대한 대응으로 주요 은행이 대출을 줄이고 현금을 쌓아둘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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