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만 관객을 돌파한 화제작 '귀향'(감독 조정래)에서 배우 겸 PD로 활약한 임성철씨가 고(故) 백범 김구 선생의 외증손이라는 보도에 대해 정정을 요청했다.
임씨는 2일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린시절부터 친할머니(고 김진희 여사)께서 김구 선생의 사촌여동생인 줄 알고 자랐고, '귀향' 개봉시기가 되니 할머니가 생각난다고 인터뷰 때 잠깐 언급한 게 '외증손'으로 잘못 기사가 나갔다"라며 "여러 기사들이 확대·재생산되면서 제 개인사가 부각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여성신문은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관계자의 말을 빌려 "임 PD의 할머니는 김구 선생의 사촌 이내 혈족관계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임씨는 "할머니가 김구 선생의 사촌여동생이라고 언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중에야 할머니는 김구 선생의 사촌여동생이 아닌 할아버지쪽 일가였다는 사실을 백범김구선생기면사업협회를 통해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영화 '귀향'을 찍으면서 생존해 계시는 할머니들에게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것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그분들께 결코 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텨왔다"면서 "이렇게 개인사가 부각되는 걸 바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 '귀향'에서 일본군 '류스케'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를 선보인 임씨는 7년간 조정래 감독 곁에서 제작비 조달에 힘쓰며 영화가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한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영화가 한창 제작되던 지난해 7월 희귀질환인 쿠싱병 진단을 받아 매일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쿠싱병이) 호르몬계 질환이다 보니 우울증 증세도 심하고, 심혈관계 질환에 당뇨, 고지혈증 등 거의 모든 합병증이 왔다. 얼마 전에는 커다란 종양도 떼어냈다"며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잘 돼서 무척 기쁘다. 그런데 건강이 안 좋아 하루하루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잘못된 기사를 바로잡아 영화에 누가 안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화 '귀향'은 일제강점기, 꽃다운 열 여섯 나이에 일본군에게 끌려가 청춘을 짓밟혀야 했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24일 개봉해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전 국민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영화 '귀향' 스틸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