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은 노래를 부르는 데 ‘강제성을 띠느냐, 참석자 자율에 맡기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역대 국가보훈처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5·18 기념식에서 7년간 유지돼 온 임을 위한 행진곡의 합창 방식에 변화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야당의 기념곡 지정 요구에 “국론 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도록 국가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답하면서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두고 당장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은 법령 미비로 어렵겠지만 제창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보훈처는 각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이 국론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찬성하는 여론 못지않게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유치원생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 묘역에 직접 만든 꽃을 바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광복회를 비롯한 10여 개 보훈단체들로 구성된 중앙보훈단체안보협의회가 최근 “북한과의 관련성이 있어 논란이 되는 이 곡을 굳이 국가가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제창을 강요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박승춘 보훈처장의 강경보수 스타일도 이번 결정에 한몫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박 처장은 2013년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제정하라는 국회 결의안을 거부한 바 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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