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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 맞춤의학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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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18 21:23:35 수정 : 2016-05-18 21: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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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세포 표적치료… 암 정복 머잖아
IT와 바이오의 융합 신산업으로 각광
고령화에 따른 인간의 숙명 가운데 하나는 암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암환자의 발생 및 사망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암치료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암치료에 있어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손상을 일으켜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암세포의 특정분자만을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분자표적치료’라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화학요법이 등장하면서 암치료의 새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표적항암제 개발연구와 그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표적항암제를 이용한 분자표적치료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암환자에 따라 가장 적합한 약물을 선별해 적용해야 한다. 이와 같이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개별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구현하는 것을 맞춤의학이라고 한다. 즉, 기존 의학이 모든 환자를 ‘평균인간’의 개념에서 접근해온 것과 달리 맞춤의학에서는 개별 환자를 각기 서로 다른 생명체로 간주하며 ‘개별인간’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특히 암치료에 있어서는 동일한 암이더라도 유전자 돌연변이가 매우 상이해 약물반응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러한 맞춤의학의 적용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임상유전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임상유전체 연구란 환자의 암 부위로부터 떼어낸 일부 암 조직의 유전자 서열분석을 통해 주요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낸 뒤 이를 분자표적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조광현 KAIST 교수·바이오및 뇌공학
그런데 이러한 접근에는 여전히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암환자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대부분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또는 100여개에 이르므로 이 가운데 특정 돌연변이만을 타깃으로 삼는 것의 한계이다. 또한 주요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더라도 이를 타깃으로 한 치료의 경우 실제 암세포 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와 신호전달 네크워크 상의 복잡한 분자 상호작용에 의한 우회경로를 통해 보상기작이 일어나 치료가 무력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개별 유전자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이들이 세포 내 분자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그로 인해 세포 내 질서가 어떻게 교란됐는지 ‘시스템’ 차원에서 분석한 뒤 보상기작을 회피할 수 있도록 가장 적합한 치료타깃을 선정해야만 보다 효과적인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화학자인 루돌프 쇤하이머는 그의 선구적인 실험을 통해 생명이 단순한 분자기계가 아니며 구성요소의 다이내믹한 흐름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세포 내 유전자는 구성요소를 생성하기 위한 주형일 뿐 생명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현대의 생명과학은 생명체를 구성하는 여러 구성요소를 찾아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해 분자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그러한 네트워크의 다이내믹스가 생명현상을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탐구하는 시스템생물학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즉, 암환자의 조직으로부터 획득한 다수 유전자의 변이 정보를 분자네트워크에 반영해 환자별 네트워크 모델을 생성해내고 네트워크 다이내믹스의 변화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함으로써 환자별 최적의 표적치료 타깃을 찾아내 이를 맞춤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유전자 서열분석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개인별 유전정보를 분석해 헬스케어 및 맞춤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가 새로운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스템생물학은 이러한 신산업의 창출에 있어서도 기존의 선형적이고 통계적인 분석의 한계를 넘어 고도의 의료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써 바이오메디컬 의료정보서비스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정보기술(IT)과 바이오가 융합해 맞춤의학을 구현하면서 신산업을 창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조광현 KAIST 교수·바이오및 뇌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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