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건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 남부지역에서는 최고 단계 폭염경보인 ‘고온 홍색경보’가 내려졌으며, 중동 지역도 낮 최고기온이 50℃를 넘나들고 있다. 미국은 20여년 만에 모든 지역이 정상 기온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렌지 색 지도’를 선보여 “이례적인 일”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상하이가 40℃를 넘어선 가운데 저장 성과 장쑤 성, 푸젠 성 등은 대서(大暑)인 앞선 22일부터 낮 최고 기온이 38∼40℃를 오르내렸다.
허난 성 정저우 시, 안후이 성 허페이 시, 충칭 시, 광둥 성의 광저우와 하이난 성의 최고 기온도 모두 35℃를 넘기자 당국은 ‘고온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했다.
중동도 예외는 아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는 22일 최고 기온이 53.9℃까지 치솟았다. 올여름 최고 기온이다. 앞선 20일 바스라가 53℃, 바그다드는 51℃까지 올라가면서 임시 공휴일이 선포된 지 이틀 만에 또다시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무더위가 계속되지만 이라크는 2003년 미국의 침공에 따른 발전·송전 시설 파괴와 장기간 내전에 의한 복구 미비로 하루 몇 시간만 전기가 공급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결국 주민들은 강으로 뛰어들거나 집 안에 머물며 폭염을 견디는 처지다.
역대 최고 기온은 1913년 7월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 분지인 데스 밸리에서 측정된 56.7℃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지난 22일까지 워싱턴주를 제외한 48개 주에서 기온이 32℃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습도까지 높아 ‘유나이티드 스웨츠 오브 아메리카(United Sweats of America)’라는 말도 나왔다.
미국 해양대기관리국(NOAA) 기후예보센터에는 기온이 정상, 혹은 이보다 높거나 낮을 때마다 다른 색깔로 표시하는 지도가 있는데, 오는 8∼10월 예상 기온을 보여주는 지도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지역이 오렌지 색이다.
이는 정상 기온 이상을 의미한다. 기후예보센터 관계자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21일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WMO에 따르면 지구 기온과 해양 온도는 지난 6월까지 14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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