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는 11일 ‘급속한 기대수명 증가의 함의’라는 보고서를 통해 “1988, 1991, 1996년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결과가 15년후 65세 이상 인구를 10% 정도 적게 예측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5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구추계를 내는데 잘못됐다는 것이다.
KDI는 통계청이 추계를 낼 당시 고령층 사망률을 지나치게 높게 잡은 탓에 이런 오류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2011년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2026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84만명이지만 10% 과소예측분을 더하면 1191만명이 될 것이라고 얘기다.
통계청은 “2011∼15년 65세 이상 인구추계와 실제 수치 간 오차는 -0.6%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며 “지금의 추계오차율을 누적해 적용하더라도 2026년 과소 예측되는 고령인구는 많아야 18만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고령화 예측을 놓고 정부와 연구기관이 감정적 다툼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고령화 예측은 공적연금과 사회보장 지출과 직결된 문제라 정확해야 한다. 잘못 예측했다가 비용 부족으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정확한 고령화 예측을 위한 토론이 절실하다.
▲‘녹조라떼’ 공포 되살아날라…신속 대응 필요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강 상류 팔당호에서 물을 채취해 정밀분석한 결과 독성을 지닌 유해 남조류가 발견됐다. 유해 남조류는 식물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녹조는 남조류가 지나치게 증식해 강이나 호수를 푸르게 변하도록 현상이다. 녹조 현상이 심각해 지면 햇볕이 차단돼 물 속 산소 농도가 줄면서 어패류가 폐사하게 된다. 녹조 현상이 생긴 물을 마시는 건 위험하다.
경북 상주와 의성 사이의 낙동강 낙단보에 대해서는 수질예보 단계가 ‘평상’에서 ‘관심’으로 조정됐다. 수질예보제는 남조류 개체 수나 클로로필-a 농도에 따라 평상,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로 나뉜다.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취수장에 남조류 유입 방지막을 설치하고 물에 오존을 넣어 독성물질을 산화하는 방법으로 남조료를 제거하고 있다. 정수과정에서 남조류의 독성을 걸러내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녹조라떼’ 공포가 온 나라를 뒤덮었다. 4대강 사업 반대 세력이 공포를 조장한 측면도 있으나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불안감을 키웠다. 녹조 현상에 신속하게 대응해 국민 건강을 지키고 엉뚱한 공포에 휩싸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영유아까지 남용하는 항생제 사용 줄여야
보건복지부는 2020년까지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추고 내성균 확산을 막는 한편 사람·동물·환경 간 내성균 전파 통합감시체계를 구축한다고 11일 밝혔다. 병의원에 대한 항생제 적정성 평가를 강화하는 등의 정책을 펴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오남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 국내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31.7DDD(의약품규정 1일 사용량)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35% 가량 높았다. 하루에 항생제를 처방받은 사람이 국민 1000명당 31.7명에 달해 OECD 12개국 중 터키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하반기 항생제 처방을 받은 사람 중 절반인 47.9%가 0∼6세 영유아라는 점이 더욱 문제다.
정부 대응은 뒤늦었지만 다행이다.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항생제를 남용하다보면 박테리아 내성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세균 중 일부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항생제를 이겨 내고 결국 기존 항생제로 제어할 수 없는 슈퍼 박테리아까지 나올 수 있다. 항생제는 인체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 인체에 흡입된 항생제는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고 강과 하천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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