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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된 AI 번역 경쟁…'네이버 vs 구글'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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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29 19:24:44 수정 : 2016-11-29 2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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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박’은 ‘jackpot’이지만 ‘구글 번역 대박이야’는 ‘Google translate is great’으로 번역합니다. 기존처럼 단어 단위가 아니라 문장 전체를 하나로 인식해 번역해서죠.”

구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한층 똑똑한 번역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신경망 기계번역’(Neural Machine Translation·NMT) 기술을 번역 서비스에 적용했다고 발표한 구글은 1차 8개 지원 언어에 한국어를 포함하고 29일 ‘AI 혁신의 시대: 구글 포토와 구글 번역’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앞서 네이버도 지난 8월 AI를 도입한 음성인식 통번역기 애플리케이션(앱) ‘파파고’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AI 번역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파파고’ vs 구글 번역 비교해 보니
네이버 번역앱 ‘파파고’(왼쪽)와 구글번역(오른쪽)에 같은 문장을 넣고 번역 결과를 비교해 봤다. 문법적으로나 문장의 흐름으로나 구글번역의 완승이다.

양 사에 따르면 네이버와 구글 모두 AI를 기반으로 한 신경망 기계번역(NMT) 방식을 사용한다. 구글이 이번에 공개한 번역서비스에 앞서 파파고를 내놓은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술에서는 구글보다 후발주자지만 한국어와 영어 간 번역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 바 있다. 한국어 데이터베이스 측면에서 구글보다 앞선다는 점도 장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조금 달랐다. 적어도 한영번역에서는 위 사진에서 보듯이 문법적으로나 문장의 흐름 면에서나 구글 번역이 훨씬 자연스럽다. 네이버와 구글 모두 ‘대박’이라는 신조어를 ‘jackpot(잭팟)’이라고 번역했지만 이 단어가 문장 속에 들어갔을 때 구글은 이를 문맥에 맞게 해석해 ‘great(대단한)’으로 번역해 냈다.

구글 번역은 다소 문학적인 표현도 자연스럽게 번역해 주목을 받았다. 사진 아래쪽에 있는 법륜스님의 강의 내용 일부를 네이버와 구글 번역기에 각각 넣고 비교해 보니 “삶이 그대로 복인 줄 알아야 돼요”라는 문장을 구글은 “Life must be blessed as it is”로, 네이버는 “You need to know what life is like”이라고 번역했다. 구글 번역이 문장의 의도나 분위기를 훨씬 자연스럽게 표현한 것을 알 수 있다.




‘신경망 기계번역’을 적용한 구글 번역 과정. 실시간으로 번역 내용이 문맥에 맞게 바뀌어 나타난다.

그동안 문법 규칙과 통계를 바탕으로 단어, 구절 단위의 조합 결과를 내놓았던 기존 구글 번역은 한국어-영어와 같이 문장 구조가 다른 언어 사이에는 번역의 질이 낮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NMT 기술을 적용해 단어가 아닌 ‘문장 전체’를 인식해 번역하게 되면서 문맥을 훨씬 잘 반영할 수 있고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수정이 가능해졌다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서비스가 공개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번역 정확도가 높아졌다”, “이전보다 번역이 매끄럽다”는 등의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버락 투로프스키 구글 번역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총괄은 “NMT 덕분에 구글 번역은 주요 언어 조합을 평가 대상으로 했을 때 오류가 55%에서 85%가량 현저히 감소했다”며 “차세대 시스템인 NMT는 문장을 쪼개지 않고 문맥을 중시해 문장 전체로 번역한다는 점에서 지난 10년 간 업데이트를 뛰어넘는 도약을 했다”고 강조했다.

◆‘V앱’ 라이브 등에서 실시간 번역은 앞서는 네이버

네이버는 V앱 등의 동영상 콘텐츠 분야에서는 꽤 수준 높은 실시간 번역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V앱 출시 당시에는 일부 콘텐츠에서만 적용했던 전문가 실시간 번역은 현재 대부분 라이브 영상에서 자막 형태로 제공된다.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가 국내외 전문 번역 인력에 의해 라이브 영상과 함께 실시간으로 나온다.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번체, 인도네시아어 등은 기계번역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밖에도 실시간은 아니지만 ‘팬 자막’의 경우 어떤 국가의 언어라도 해당국 팬이 올리면 서비스되는 시스템이다.

네이버 V앱 관계자는 “V 라이브는 해외 이용자가 80%인데 계속 늘고 있는 추세”라며 “아티스트와 소통이 더욱 즐거워졌다며 해외 한류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V앱을 진행하는 아티스트들도 “바로바로 영어 번역 자막이 올라오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을 방송 도중 보인 경우가 많았다.

유튜브 역시 영상에 자동자막 서비스를 이미 적용해 영어·유럽어권 번역은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어 영어 간 자동번역은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글·사진·영상=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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