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테크를 함에 있어 시장상황, 정부 정책, 수요 흐름, 공급 물량 등 여러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필자 또한 월급쟁이 소액투자자로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부동산 재테크가 참 어렵습니다. 투자 초기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사항들을 하나씩 추가해가며 체크리스트에 넣다보니 그만큼 투자 물건을 선택하는데 있어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투자 기간도 그리 길지 않고, 가진 경험도 풍부하지 못하다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최근 필자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고려사항 중 하나는 바로 입주물량입니다. 서울/수도권 시장만 해도 경기도는 내년 하반기부터 서울은 2019년 하반기부터 입주물량이 집중되면서 ‘입주 대란’이 있을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들도 적잖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실거주자들의 경우 실거주 매매를 고려한다면 투자자들은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을 고려합니다. 동일한 입지의 동일한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언제 매수하고 언제 매도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현저히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타이밍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필자의 실제 소액 갭 투자 사례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첫번째는 입주물량과 투자타이밍에 있어 아쉬움이 많은 사례입니다. 투자 당시 물건지 인근에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이주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지역 개발 호재도 있어 장기적으로도 괜찮은 지역이라고 판단되어 투자했던 물건입니다. 필자가 임장갔을 무렵 이미 투자자 유입이 상당했고, 투자자들이 매수 후 내놓은 전세 매물들로 전세물량도 꽤 있었습니다. 매매가는 30평형 기준 4억2000만~4억6000만원(전세가 3억9000만~4억원)으로 저렴한 물건순으로 빠르게 소진되고,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집주인들도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부동산에서 저렴한 물건을 찾던 중 집주인이 오래 전에 매도하고자 내놓았지만 딱 한군데 부동산의 장부에만 기입된 채 공개되지 않고 있던 물건을 찾아냈습니다. 매매로 협상된 가격과 전세시세와의 차이는 약 2000만원. 인근 재건축 대단지의 진행 속도가 원활한 상황이라 이주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되었지만, 이미 투자자들의 전세물량이 많이 나와있던 터라 당시 전세로 세팅하는 것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선점해 놓고 잔금을 5개월 뒤로 미루기로 협의했습니다. 매매 잔금기일은 2달 정도로 계약하는 것이 보통인데 현 세입자 만기일인 5개월 뒤 10월쯤으로 미뤄두면 그동안 전세가가 상승하여 투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렸던 것은 당시 인근에 3개월 이후 예정된 입주물량이었습니다. 입주 예정 물건의 전세가를 체크해 보았더니 20평형의 전세 가격과 필자가 매매하기로 한 30평형의 전세가격이 동일했고, 동일 30평형의 경우 필자의 물건의 전세가보다 1억원 이상의 차이가 났기 때문에 수요가 이탈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 후 입주물량이 풀리면서 상승하던 전세가는 조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입주물량이 풀리면서 입주 아파트의 전세가도 조정 받았고, 이에 필자가 투자한 아파트의 전세 수요자들이 이탈되면서 전세가도 함께 조정받은 것입니다. 필자가 매수한 아파트의 세입자가 다시 재계약하면서 최초 매수 시점에 2000만원 갭(gap)이었던 물건을 3000만원 갭에 세팅하게 됩니다. ‘차라리 잔금을 뒤로 미루지 않았더라면 최초 2000만원 갭으로 투자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했습니다.
두번째는 입주물량과 타이밍에 있어 안전하게 투자한 사례입니다. 필자가 임장을 갔던 시점에 전세 세입자들이 물건을 보지 않고도 전세 계약금을 입금할 정도로 전세 대기자 수요가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전세가는 ‘부르는 게 값’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 6개월 이후에 입주 물량이 있었기에 필자는 잔금일을 통상 적용하는 2개월 후로 맞추고 투자금 1000만원 미만 갭으로 물건을 세팅했습니다. 이후 이 지역에 투자자 유입이 계속 되었는데, 전세값이 꾸준하게 오르면서 어떤 투자자들은 ‘무피’로 세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입주 예정 물건의 입주가 한 달 앞당겨지면서 예상보다 입주물량이 빨리 풀리게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이 매수 후 내놓은 전세물량과 예상보다 빠른 입주 물량이 함께 풀리자 전세가가 크게 조정 받게 됩니다. 어떤 투자자들은 전세계약일을 잔금일과 맞추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5000만원 이상의 갭에 전세를 놓고 세팅하기도 했습니다. 매수 시점 한 달 차이로 실투자금이 크게 차이가 나면서 수익률도 크게 달라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필자는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을 결정할 때 물건지 지역과 인근지역 입주물량까지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세운 입주물량과 투자타이밍에 대한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매수 및 전월세 세팅 시점과 임대차 계약 만기 시점(통상 2년 후)에 입주물량이 없을 것. 매수 및 전월세 세팅 시점과 매도 시점에 입주물량이 없을 때 계획된 투자금하에 세팅이 가능하고, 매도 시점에는 입주물량에 의한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있어 목표 수익률 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매수 및 전월세 세팅 시점 1년 이후에는 입주 물량이 있으나, 매도 타이밍(통상 2년 후) 전에 충분히 흡수될 정도의 적은 물량일 것. 매수 및 전월세 세팅 시점 1년 이후의 입주물량이 소량인 경우는 매수 및 전월세 세팅 시점과 매도 타이밍에 영향을 주지 않아 이 또한 계획된 투자금하에 세팅도 가능하고 물건 매도 시 가격 하락의 영향이 적어 목표 수익률 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시장상황, 정부정책, 실거주 수요 또는 투자 수요의 움직임 등 여러 가지 사항들을 체크하며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고민들이 필자로 하여금 부동산 시장을 좀 더 면밀히 관찰하게 하고 필자만의 투자원칙을 추가 및 보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영혜(필명 '베로니카'/'직장인 재테크, 우리는 부동산으로 투잡한다'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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