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21일 임시회를 열어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동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상임위는 애초 한국공항이 제시한 1일 150t까지 증산할 수 있도록 한 요청을 1일 130t으로 20t 줄였다.
앞서 한국공항은 지난 3월 증가하는 항공승객 수요 충족을 위해 현재 월 3000t(1일 100t)인 지하수 취수량을 월 4500t(1일 150t)으로 늘려 달라는 내용의 증량 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도 지하수관리위는 “필요한 물량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등의 이유를 달아 두 차례 심사를 유보했으나, 세 번째 열린 심사에서 격론 끝에 원안 가결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결정으로 한진은 지하수 증산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고 먹는샘물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등 제주 지하수를 통한 사익 추구의 길이 열렸다”고 맹렬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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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을 반대하는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2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성준 기자 |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지하수 공수체계를 무너뜨린 것으로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민주당은 소속 도의원을 제어하지 않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기업과 협력하는 일에 나선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환도위에 소속된 민주당 도의원에 대한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종도 한국공항 상무는 “판매량이 10년간 3배 늘었더라도 그중 97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사에서 제주의 물을 비싸게 사서 대한항공 승객과 호텔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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