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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레나강을 가다] 미래 열어갈 젊은 세대들 소통… ‘지속가능한 협력’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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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17 16:24:16 수정 : 2017-12-17 16: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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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끝〉 한국과 사하의 미래: 대학생포럼과 민간교류 활동 한국과 사하공화국의 민간교류는 1990년대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꾸준히 지속됐다. 과거에는 다양한 민간 봉사단이 사하를 방문하여 태권도를 비롯한 문화·교육 봉사활동을 하였고, 이러한 민간교류를 목표로 하는 한국·사하친선협회가 설립되었다. 그보다 전에는 야쿠츠크에 사하·한국학교가 건립되었고, 이제는 대학에 한국학과가 개설되어 사하 학생들이 한국 언어와 문화를 배운다. 레나강 탐사대와 같은 공동연구를 위한 교류도 많아졌다. 그리고 사하의 많은 사람이 야쿠츠크와 인천을 직접 연결하는 비행기를 이용하여 한국을 방문하고 경험한다.

2013년부터 미래 세대의 수준 높은 교류를 위해서 한국의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사하공화국의 북동연방대학교(North-Eastern Federal University)를 중심으로 대학생포럼과 문화교류가 개최되고 있다. 북동연방대는 사하공화국의 유일한 종합대학으로서 러시아연방이 직접 관리하는 명문대이며 사하의 교육과 문화, 과학과 국제교류 등을 담당한다. 한국과 사하의 대학생들은 이러한 포럼을 통하여 양측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함께 고민하고 미래 협력 방향을 찾는다. 이번 레나강 탐사단 일부 일정은 포럼을 지원하고 지도하는 역할을 포함하였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사하공화국의 북동연방대학교가 구성한 대학생포럼 기간 중에 학생들은 사하 최대의 명절인 하지축제에 참여한다. 사진은 2016년 4월 15일 야쿠츠쿠에서 열린 하지축제의 모습이다.
처음 대학생포럼을 준비하던 해에는 한국과 사하의 대학생들이 서로 공통의 주제로 토론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이러한 기회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는 더욱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해마다 여름이면 이 포럼을 진행하는 것이 서로에게 자연스럽다. 대학생포럼은 미래를 바라보며 대학생들이 함께 고민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프로젝트이다. 이 포럼을 통해서 대학생들의 토론문화가 사하에 뿌리 내리고 있다. 따라서 포럼의 ‘지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하는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이 선발되어 포럼에 참여하였다.

이들이 활동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개념은 ‘소통에 바탕을 둔, 미래를 위한 동등한 수준의 상호협력을 위한 기초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매년 학생들을 모으고 선발하는 과정도 쉽지는 않지만, 때로는 한국이나 러시아연방의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여 준비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려움은 새로운 답을 찾는 기회가 된다. 교육의 일부이기 때문에 당연히 학교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민간단체인 한국·사하친선협회와 뜻을 함께하는 소중한 분들의 도움도 있다. 

보통 봄에 선발된 10여 명의 학생들은 지도교수와 함께 수차례 모임에서 역할 분담·계획·홍보 등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며, 사무국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활동 구상과 준비를 한다. 지도교수는 포럼 주제를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사하 현지에서 함께 지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활동은 학생들 스스로의 몫이다. 주제는 양측의 지속가능한 협력과 개발을 중심으로 설정되고, 대학생들은 무한한 창의력으로 주제를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생각들을 만들어낸다.

팀원들의 노력과 외부 지원이 적절하게 조화되면서 포럼의 계획과 준비는 출국하는 여름까지 진행된다. 포럼 준비를 위해서 한국의 지도교수와 북동연방대의 소통이 중요하다. 북동연방대 담당자들은 현지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세밀한 부분까지 도와준다. 이러한 현지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준비부터 실천까지 이어진다. 이번 탐사대 구성원들은 북동연방대와 포럼을 지속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사하공화국의 유일한 종합대인 북동연방대와 한국외대 학생들이 야쿠츠쿠에 있는 사하·한국학교 학생들과 운동회를 갖고 있다. 북동연방대에는 한국학과가 개설돼 있다.
포럼은 한국 학생 2~3명과 사하 학생 2~3명이 팀을 이루어 주제를 구현하는 각 팀별 제안을 보고서로 작성하여 제출하고 동시에 발표하는 형식이다. 이를 위해서 포럼 기간에 전문가 강연이 있고, 여러 견학도 하며, 팀원들끼리 ‘SWOT’ 방식에 근거한 제안사항의 장단점 분석과 최종 준비도 한다. 팀원들이 어울려 야쿠츠크 시내를 둘러보기도 하고, 매머드 박물관 등을 방문하여 과학과 역사, 문화를 이해한다. 이들은 추위에도 식물을 기르는 온실이나 농업시설, 다이아몬드 가공공장을 방문하기도 하였고, 3D프린터를 이용하는 기업이나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를 방문하는 등 다양한 사하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찾았다. 대학교의 창업지원센터에서 고민의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레나강을 건너는 여정에서 영감을 얻어 자연을 활용한 관광산업의 발전전략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포럼이 행사의 중심이지만, 문화교류와 한국어 교육도 진행된다. 한국의 학생들은 ‘대학생들의 포럼과 교류, 그리고 한국어 교육과 문화 교류’라는 두 가지 기능을 하는 셈이다. 두 번째 목적을 위해서 현지의 사하·한국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친다. 이를 위하여 대학생들은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중심으로 동영상 등 문화콘텐츠를 준비하며, 국악연주 등 한국 문화를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 사하 학생들도 전통음식을 만들어주고 문화공연을 준비한다. 문화를 서로 나누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사하를 방문하는 민간교류단과 함께 일을 하기도 한다. 포럼이 문화교류로 이어지면서 학생들은 양측의 미래를 보다 다양하게 고민하는 기회를 가진다.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부교수
포럼을 경험한 양측 학생들이 더욱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하는 등 새로운 사회생활로 진입한다. 러시아어나 시베리아를 더 경험하려고 야쿠츠크를 방문하는 한국 학생도 있으며, 한국에 유학하는 사하 학생도 생겼다. 이들은 현재도 끈끈한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학생 시절의 경험이 오랫동안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포럼동문들’이 새로운 포럼동문들에게 도움을 물려주고 있다. 포럼에 참여할 학생들에게 식료품을 구입하여 보내주는 것부터 과거의 경험과 정보를 전수하는 것도 포함된다. 모두 미래를 위한 자산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다. 그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양측의 협력과 발전을 위한 마음가짐은 늘 가지고 있다. 그런 마음이 어떤 기회를 만나면 구체화하고 실현될 수 있다. 그들의 미래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미래를 위한 양측의 지속가능한 협력은 대학생포럼을 포함한 민간교류에서 뿌리 내리고 있다.

‘정보의 누적과 도움의 순환구조’는 시간이 갈수록 축적되어 더욱 단단해질 것이며, 향후 한국과 사하의 교류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시도는 한국의 대학생들이 ‘봉사’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서 참여하는 일방적 활동과는 다른 것이며, 사하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반에서 한국의 역할을 고려한 미래 협력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국·사하의 대학생 포럼과 민간교류는 한국의 국제협력 미래에 힌트를 준다.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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