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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표 기술주, ‘팡’에서 ‘마가’로… 최종승자 누가될지 주목

입력 : 2018-09-10 03:00:00 수정 : 2018-09-09 20: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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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변화 거듭/수익성·성장성·현금보유량이 결정/마가기업들, 신성장 클라우드에 투자/
페북·넷플릭스는 광고·스트리밍 의존/신흥 공룡기업끼리 ‘현금흐름’ 다툴듯
미국 애플에 이어 아마존이 꿈의 시총이라 불리는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24조원)를 장 중 한때 터치했다. 미국 증시 역사상 첫 기록을 세운 두 기업은 모두 미국 기술주의 대표주자다. 앞으로 이 대표 기술주가 이른바 팡(FAANG: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에서 마가(MAGA: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애플)로 압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위대하게’, MAGA 시대 열리나

마가는 관련 기업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첫 글자 조합과 같다.

마가 기업들의 성장도 이와 비슷한 배경이 담겨 있다. 신흥국이 경제적 위기를 겪으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은 결국 믿을 건 미국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시장은 더욱더 확실한 종목을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9일 SK증권 리서치센터의 김영우·김효진·하인환·홍승일·김수정 연구원(선택과 집중: 왜 팡에서 마가로 바뀌었을까)은 팡에서 마가로 미국 대표 기술주가 바뀐 이유를 수익성, 성장성, 현금 보유량에서 의해 결정됐다고 분석했다.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절대적으로 광고와 스트리밍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마가는 수익 구조가 다변화돼 있다. 가입자 기반 비즈니스에서는 가입자가 무한정 늘 수가 없기 때문에 성장이 정체되는 순간이 온다. 실제 주식시장에서도 가입자 감소나 활동 사용자 증가율 감소 소식에 두 기업의 주가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성장성에서도 마가는 우세를 보였다. 아마존은 지난해 매출이 1780억달러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41%나 성장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40% 성장률을 뛰어넘는 수치다. 통상 공룡 기업은 성장이 둔화한다는 이론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되는 배경에는 마가 기업들이 신성장 사업인 클라우드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까지 매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클라우드 시장은 마가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르게 성장 중인 클라우드 시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IT(정보기술) 주도 주는 광고 비중에 치우친 기업보다는 수익 구조가 다변화된 기업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최종 승자는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한 기업이 될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다. 아마존은 콘텐츠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구글은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해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렇게 경쟁이 심화할수록 현금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마가가 보유한 잉여현금흐름은 약 30조원에 달한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마가로 미국 기술주의 추세가 바뀌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현금보유량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와 아마존이 대결한다는 보고서가 자주 보이다가 아마존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월마트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며 “2라운드는 신흥 공룡 기업들끼리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게임이다. 현금흐름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당분간 마가의 견고한 성장을 낙관하는 이면에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의 투자 확대도 한몫한다. 금융위기 이후 덩치를 키운 이 펀드들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거의 그대로 담고 있는데, 주요 ETF에는 마가가 순위권에 시가총액 순서대로 포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이미 주가가 비싼 상황에서도 꾸준히 상승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글로벌 자금의 꾸준한 유입도 영향을 미친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시장을 이끌 주도 주는 누가 될까

미국 경제전문지 마켓워치는 2014∼2017년 글로벌 강세장을 이끈 주도 주로 팡을 지목했다. 올해 초 이들은 팡의 대안으로 윈스(WNSSS: 웨이보, 엔비디아, 서비스나우, 스퀘어, 쇼피파이)를 꼽았다.

외신들은 윈스 기업에 대해 “팡의 10년 전과 닮았다. 팡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더 유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이보는 중국의 대표적 소셜미디어로 지난해 기준 이용자 수만 3억7600만명으로 트위터를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회사로 가상화폐 채굴과 함께 주가도 수직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자가운전을 위한 인공지능 플랫폼 등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서비스나우는 클라우딩 컴퓨팅과 서비스 매니지먼트 기술의 선두 기업으로 지난해 32%가 넘는 수익 성장을 보였고 스퀘어는 모바일 결제 시장의 기대주다. 미국의 로컬 커피숍과 푸드트럭에서 많이 활용된다. 지난해 주가가 220%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쇼피파이는 캐나다에서 시작된 전자상거래 플랫폼 대행업체다. 모바일에 최적화됐다는 장점과 온라인 쇼핑몰 구축, 도메인 등록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에서는 윈스보다는 마가를 지지하는 입장이 대세다. 윈스는 마가 기업의 시가총액 기준 10분의 1 규모에 지나지 않는다. 마가 기업들이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이들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미국의 견제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아무리 큰 내수시장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시장을 잠식하느냐에 기업의 운명이 달라진다”며 “윈스 기업은 이미 하락기에 접어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시장과 기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결제시장과 클라우드 시장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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