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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손학규 ‘찌질이’·‘벽창호’ 막말…은혜를 배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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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27 15:51:18 수정 : 2019-03-27 18: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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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선거지원 팔걷은 손 대표에 도 넘은 막말 /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징계 논의 착수 / 징계시 자유한국당 입당 명분 삼을거라는 관측도

“19대 총선 때 손학규 마케팅을 했다. 손학규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한나라당 시절에 지역구(광명을)에서 오래 활동해 손 고문의 지지자가 많았는데 당시에는 ‘친손’(친손학규)이라고 불렸다.”(2016년 8월 진보성향 ‘오마이TV 팟캐스트’ 출연 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도 제가 보면 정말 찌질하다. 그럴 듯하게 명분이 있을 때 절박하게 하면 국민들의 마음이 동하는데, 아무 것도 없이 ‘나 살려주세요’ 이렇게 하면 짜증난다. (중략) 손 대표가 완전히 ‘벽창호’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지난 20일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 때)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자신에게 금배지를 달아 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배신·막말 정치’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친정인 여권을 향해 독설을 퍼부으며 ‘보수의 아이콘’이 되다시피 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과거 진보매체와 최근 보수매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관련한 언급인데 180도 변신한 그의 정치적 처신을 보듯 완전히 대조적이다. 아무리 소신 발언이라고 해도 자당 후보의 선거 지원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손 대표를 향해 정치 도의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언행을 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자신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정계에 입문하도록 물심양면 밀어준 정치 대선배이자 부모 연배의 당 대표에게 ‘찌질이’와 ‘벽창호’를 갖다 붙인 것에도 혀를 차는 소리가 적지 않다. 당장 당내에서부터 ‘해당·패륜 행위’란 비난이 쏟아진 이유다. 바른미래당은 이 의원의 징계 논의에 착수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이 징계를 받을 경우 자유한국당 입당 명분으로 삼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은혜를 배신으로 갚았다는 비난 불가피

 

이 의원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의 인재 영입 대상으로 들어와 경기 광명을에 전략공천된 후 광명시장과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의 강적인 새누리당 전재희 후보를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정치 새내기가 거물을 꺾은 셈이다. 당시 그의 승리는 민주당으로 옮기기 전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소속으로 광명에서 3선을 했던 손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의원 본인도 ‘손학규계’로 불릴 만큼 손학규 마케팅 덕이 컸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후 그는 변호사와 S오일·르노삼성자동차 등에서 일한 전문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당 원내대변인과 정책위 부의장 등 주요 당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20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탄핵정국 속에 벌어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입장에선 이를 갈게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아파트 근처에서 같은 당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이재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치면서 과거의 진보색채 대신 보수색채를 강하게 띠었다. 

 

특히 ‘반문(반문재인)’을 기치로 한 거침없는 언행으로 여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에 움츠려 있던 자유한국당 지지자와 ‘태극기 부대’ 등 보수·극우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3선 고지를 밟기 위해 한국당에 입당할 것이란 설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당 입당설을 부인하며 자신은 ‘우파의 새판짜기’에 매진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이나 강연을 통해 “우파의 가치가 실패한 게 아니라 세력이 실패했을 뿐”이라며 “어쩌면 안철수 현상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건 운동권식 전체주의 좌파도 아니고 과거의 권위주의 우파로의 복귀도 아닌 대한민국을 번영과 미래로 이끌 수 있는 ‘자유주의 우파’의 실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이 의원이 개인의 정치적 야망과 입지를 위한 ‘배신의 아이콘’으로 전락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한다.     

 

◆“이언주 내부총질 중단하라” 바른미래당 징계 착수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은 2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표가 온 몸을 던져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찌질이’나 ‘벽창호’ 같은 발언을 하는 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원으로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고, 기본적인 예의와 도리가 있어야 한다”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임 의원은 또 손 대표를 필두로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 의원이 “창원 같은 경우는 (문재인 정부) 심판선거를 해야 해서 거기에 힘을 보태야 하는데 몇 퍼센트 받으려고 그렇게 하는 것은 훼방 놓는 것밖에 안 된다”라고 한 것도 강하게 비판했다. 임 의원은 “그(이) 의원 주장대로라면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가 현 정부 심판선거를 훼방 놓는 것인데 그럼 특정 정당(한국당 승리)을 위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하나”라며 “계파를 초월한 모든 당원에 대한 모독으로, (이 의원은) 내부총질을 중단하고 즉각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 등 당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 막말해 논란을 일으킨 이언주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와 이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은 전날 원외 지역위원장과 당원들로부터 해당행위로 제소를 당한 이 의원의 징계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송태호 당 윤리위원장은 “당에서 여론이 비등하니까 (징계) 논의를 해보려 한다”며 “그동안 누적된 여러 가지 문제들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원외 지역위원장 및 당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이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며 “찌질하다, 벽창호 등 금기어를 부모님 연배의 분(손 대표)에게 거리낌 없이 내뱉는 이 의원은 패륜적 행위로 대한민국 정치를 흙탕물로 만드는 미꾸라지 같은 존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간의 덕목을 잊어버린 철면피와 파렴치는 금수와 다를 바 없다. 손 대표에 대한 이 의원의 반복되는 인격 모독과 비하 발언, 당에 대한 음해는 배려와 포용심의 한계를 넘어서게 한다”면서 “이 의원은 손 대표와 당원, 국민 앞에 백배사죄하고, 바른미래당 가치와 부합할 수 없는 행위에 합당한 책임을 지라”며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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