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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으로 돈 몰리는 저축은행, 일반 예금 금리는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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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20 13:44:50 수정 : 2019-05-20 13: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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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등 대출시장 확대를 대비해 수신 잔액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예금금리를 올렸던 저축은행들이 다시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판매 중인 정기예금 179개 상품의 12개월 금리 평균은 연 2.30%였다. 5개월 전인 지난해 12월17일 금리 평균인 연 2.64%보다 0.34%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 ‘OK정기예금’ 금리가 작년 12월 연 2.6%에서 이달 연 2.4%로 내렸다. SBI저축은행은 12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작년 12월 연 2.8%에서 이달 연 2.5%로 0.3%p 내렸다. 웰컴저축은행은 연 2.55%에서 연 2.31%로, JT저축은행은 연 2.6%에서 연 2.2%로 각각 금리를 인하했다.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올해 들어 내린 데는 먼저 ‘연말 효과’가 사라진 것을 꼽는다. 한 해동안 대출영업을 많이 하게 되면 연말에 예금을 많이 끌어모아야 당국 규제 수준으로 예대율(예금·대출 비율)을 맞출 수 있기에 저축은행들은 연말에 고금리 정기예금 특별판매를 많이 내놓는다. 그러나 이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정기예금 금리는 작년 대비 낮아졌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17일 전체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8%로 올해 5월보다 0.18%포인트 높았다.

 

저축은행들이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더 낮출 수 있었던 것은 퇴직연금 정기예금이 뜻밖에 성공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운용 대상에 저축은행 예·적금도 포함할 수 있도록 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대형 저축은행 중심으로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이들은 퇴직연금 정기예금 고객을 모으고자 연 2.4∼2.6%의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또 시중은행, 증권사 창구에서도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판매해 고객과 접점이 늘어나면서 생각보다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에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출시하고서 2개월 만에 잔액 2000억원을 돌파했고 현재 잔액은 4600억원에 달한다. SBI저축은행도 지난해 11월 출시한 퇴직연금 정기예금에 현재까지 4200억원이 몰렸다. JT저축은행은 1월 말 기준 잔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고금리를 제공하는 퇴직연금 정기예금에 돈이 많이 몰리면서 일반 정기예금에 이전과 같은 고금리를 제공할 동기유인이 사라진 셈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처음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출시할 때는 연 2.4∼2.6% 금리가 적정한 수준으로 계산됐지만, 생각 외로 자금이 많이 몰려 오히려 손실이 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옅어진 점도 일반 예금금리를 낮추는 데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경기 둔화 양상이 계속 되고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도 지속되면서 당분간 한은이 통화완화 기조를 더 띨 것이라는 예상으로 선회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에 예금금리 인상도 속도 조절을 하게 됐다”며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을 큰 폭으로 유치할 수도 없게 돼 예금을 많이 늘리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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