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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사고' 구명조끼 미착용 가능성에 안타까움 더해

입력 : 2019-05-30 13:28:22 수정 : 2019-05-30 13: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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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당국 구조에 총력 / “한국인 33명 탑승”···대형 바이킹 선이 유람선 덥쳐 /전문가 “구명조끼 입었어도 구조 늦어지면 생존 확률 낮아져”

헝가리 구조 당국이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들을 찾기 위해 구조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우리 정부도 구조대를 포함한 대응팀을 급파하기로 했지만 관광객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생존 확률도 떨어지고 실종자 수색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뉴브강의 물살이 거센 데다 최근 폭우까지 겹쳐 수온도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 관광지로 유명한 해당 지역을 방문해 다른 유람선을 타봤던 경험자들의 전언이나 헝가리 현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 유람선 탑승객들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하블라니'. 부다페스트 AP=연합뉴스

◆헝가리 당국 구조에 총력···민간도 참여

 

30일(현지시간) 헝가리 ATV, MTI 등에 따르면 헝가리 구조 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다뉴브 강을 따라 3㎞ 간격으로 구급차를 배치하며 생존자 수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다페스트 재난관리국은 현장에 소방대원 100여명과 함께 레이더스캔 등의 특수장비를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국영 방송 M1에 따르면 당국은 구조와 수색 작업의 범위를 헝가리 쪽 다뉴브강 전체로 확대한 상황이다. 경찰은 헝가리 다뉴브강 일대에서 구조선 외에는 선박 통행을 금지했다. 다뉴브강 양쪽에 정박한 민간 선박들도 강물에 탐조등을 비추며 심야 구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헝가리의 한 인터넷 매체는 사고 지점 하류에 있는 리버티 다리에서 촬영 중이던 영화 제작진도 강물에 조명을 비추고 있다고 전했다.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헝가리 의회에 설치된 웹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사고 영상을 보면 사고 유람선과 추돌 사고를 일으킨 대형 유람선이 선박들로 복잡한 강을 운항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IDOKEP 캡처

헝가리 전국구급차협회 측은 "(29일) 자정께 다뉴브 강 양쪽을 따라 앰뷸런스 17대를 투입했다. 소방차, 경찰, 구조보트 등이 총 동원된 구조작업이다.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보르 차토 구급차협회 회장은 "다뉴브 강의 물살이 거세다. 일부 구조자들은 부다페스트시를 벗어난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사건 발생 지역에서 약 3km가 떨어진 페퇴피 다리 부근에서 구조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재난관리국 발표에 따르면 구조된 10여명은 3개의 대형병원으로 나뉘어 이송됐다. 구조자 중 한 명은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구조대원은 "다뉴브 강의 수온은 10~12도 정도"라고 전했다. 29일 오후 내내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며 수온은 더욱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는 ''참좋은여행'' 패키지 투어를 하던 한국인들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참좋은여행 회의실에서 이상무 전무이사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담당 여행사 측 “한국인 33명 탑승”···대형 바이킹 선이 유람선 덥쳐

 

사고 유람선에 관광객을 태운 참좋은여행 측은 "고객 30명에 인솔자 1명, 현지 가이드 1명, 사진작가 1명, 선장 1명 등 34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 이상무 전무는 30일 서울 본사에서 연 두 번째 긴급 기자회견에서 "인원에 혼선이 있었는데 저희 고객은 30명에 인솔자 1명이 맞다"면서 "하지만 현지 가이드 1명과 사진작가 1명, 선박 운전하는 분 1명까지 추가돼 총 34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현지 가이드와 사진작가는 한국인으로 파악되지만, 선장은 현지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참좋은여행은 정모 씨 등 구조된 것으로 확인된 여행객 7명 명단을 공개했다. 

 

이 전무는 "사고 경위는 현장에 파견된 직원 5명 중 1명을 통해 들었다"면서 "저희 선박은 정박 중이었고, 출발 직전 대형 바이킹 선이 덮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했다. 사고 유람선은 선박 정원은 50∼60명이라고 한다. 

 

이 전무는 현지 선박사 책임이냐는 질문에 "선박 선사에 1차 책임이 있으나 여행사도 고객에 책임을 지니 우리 회사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명조끼 착용 여부와 매뉴얼 배포에 대해선 "보통은 탑승할 때 이런 경우는 사전 고지를 하지만 컨트롤 못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저희 책임이다"라면서 "아마운행 중이 아니고 정박 중에 그랬다면 이 때문에 사고가 크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구조대가 구조 및 수색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  연합뉴스

◆전문가, “구명조끼 입었어도 구조 늦어지면 생존 확률 낮아져”···운행 강행 안전불감증 지적도

 

윤종휘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명예교수는 "강풍이 불면 강이라도 파도가 생기고 폭우로 유속이 빨라지면 선장이 사고에 대처하기 힘들다"며 "사고가 날 때 상대 선박 속력이 중요한데 살짝 부딪히면 전복까지 되지 않지만, 유속이 빠르면 선박 속도로 높아져 사고 충격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구명조끼를 입어도 수온이 낮아 견디기 힘들기 어렵기 때문에 구조가 늦어지면 그만큼 생존 확률이 떨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박영철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산지부 사무국장은 "야간에 폭우가 내려 시야 확보가 어려운 데다 물살도 빠른 상황에서 왜 무리하게 출항했는지 모르겠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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