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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충돌할까 생각했는데"… 구조자가 전한 침몰사고 순간

입력 : 2019-05-30 15:15:25 수정 : 2019-05-30 15: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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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와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된 침몰 당시 정황/ 구조자 “설마 충돌할까 생각해는데 부딪힌 뒤 전복”···다른 유람선 관광객 “승객들 구명조끼 미착용”
지난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등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하블라니'(헝가리어로 '인어')가 다른 유람선과 충돌, 침몰한 직후 구조선박이 현장에서 구조 및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다페스트 EPA=연합뉴스

30명이 넘는 한국인을 태우고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15분쯤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는 한 대형 크루즈선에 배 후미를 들이받힌 뒤 빠른 속도로 가라앉았다고 사고 당시 목격자들이 전했다.

 

◆목격자와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된 침몰 당시 정황

 

30일 현지 인터넷 매체 ‘인덱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한 목격자는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서 한 대형 크루즈선이 허블레아니를 뒤에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이 충돌로 허블레아니가 전복돼 급류에 휘말린 듯 빠른 속도로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에 있던 다른 선박 탑승자들은 “사람들이 물에 빠졌다”고 소리치며 발을 동동 구른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의 한 기상서비스 웹사이트가 공개한 기상관측용 CCTV 화면을 보면 대형 크루즈 선이 머르기트 다리의 교각 쪽으로 향하다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리 아래에서 크루즈가 방향을 튼 직후 앞서 가던 작은 선박을 뒤에서 추돌하는 듯한 장면도 확인할 수 있다. 피해 선박이 허블레아니로 추정된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패키지 투어를 알선한 참좋은여행 측도 기자회견에서 "야경 투어를 거의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도착까지 몇 분 남지 않았는데 갓 출발한 ‘바이킹 크루즈’라는 큰 배가 배(허블레아니) 후미를 추돌했다고 구조자 중 한 분이 말했다”고 밝혔다.

 

◆구조자 “설마 충돌할까 생각해는데 부딪힌 뒤 전복”···다른 유람선 관광객 “승객들 구명조끼 미착용”

 

구조된 한국인 관광객의 통역을 돕고 있는 한 현지 교민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조된 사람 중 한 분은 ‘큰 유람선이 오는데 설마 우리를 (들이)받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두 배가 부딪히고 전복이 됐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갑판에 나와 있던 탑승객들은 수영을 해서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아래층에 있던 탑승객 중 상당수는 침몰하는 유람선 밖으로 나오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교민은 전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구조대가 구조 및 수색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뉴브강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다른 유람선에 타고 있었다는 한국인 관광객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앞에서 모든 배가 갑자기 섰다며, 비가 많이 오는 데다 유속도 빨라 인명 피해가 클 것 같다는 말을 인솔자가 했다고 전했다.

 

저녁 들어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현지 유람선 업체들은 정상적으로 배를 운항했다. 다른 배에 타고 있다가 글을 올렸던 한국인 관광객은 ‘안전 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줬다’고 전했다.

 

다만 사고 유람선에 탔던 관광객들이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갖췄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 한국인 탑승자 33명 중 구조자는 7명···사망 확인자 7명의 신원은 미확인

 

외교부 당국자는 “유람선에는 한국인 여행객 30명, 서울에서 간 가이드 1명, 현지에 있는 한국인 가이드 2명이 승선하고 있었다”며 “공관원이 병원에 가있지만 아직까지 사망자 7명의 신원은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승선자 중에는 70세 이상 노인 1명, 10세 이하 아동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7명(30대 2명, 40대 1명, 50대 1명, 60대 2명)은 3개 병원에 나눠 치료받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1시쯤 외교부 본부 4명, 현지 공관 2명, 소방청 13명 합쳐 19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파견하는 동시에 관계기관이 참여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꾸렸다.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소방청, 경찰청, 국가정보원까지 계속 상황을 공유하며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참좋은여행사에 서 이상무 전무이사(최고고객책임자)가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헝가리 당국에, 골든타임 내 구조 총력 요청···헝가리 차관급 인사가 구조현장 지휘

 

외교부는 사고 후 ‘골든타임’이 얼마 안 남은 점을 감안, 헝가리 당국에 구조 자원을 총동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골든타임 안에서 구조작업에 가장 많은 행정력과 장비를 동원할 수 있도록 헝가리 측에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며 “헝가리 차관급 인사가 현장에 나와서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시간이 갈수록 골든타임이 지나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현 시점에서는 구조에 중점을 두고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강 장관도 형가리 외교장관과 통화를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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