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74주년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제2차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合祀)된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에는 오전부터 우익과 시민이 대거 몰렸다.
우익 단체회원들은 ‘대동아전쟁(제2차세계대전에 대한 일본 우익식 표현)은 침략전쟁이 아니다’라는 깃발을 들고 참배한 뒤 “텐노헤이카 반자이(天皇陛下 萬歲)”를 외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당시 독일군 군복을 입고 나치식 경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야스쿠니신사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구단시타(九段下)역에서 야스쿠니신사로 이어지는 길에는 우익 단체 회원들이 ‘다케시마(竹島·경북 울릉군 독도에 대한 일본식 표현)는 일본 땅’이라는 등의 선전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야스쿠니신사에 '다마구시'(玉串·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라는 공물을 보냈다. 아베 총리가 패전일에 공물을 보낸 것은 지난 2012년 12월 2차 집권 후 7년 연속이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내면서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다.
여야 우익 의원들로 구성된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50명은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이 단체 의원들은 매년 종전일과 춘·추계 예대제(例大祭) 때 집단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 대한 혐한(嫌韓) 발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일본 외무 부(副)대신, 기우치 미노루(城內實) 환경부대신 등 차관급 정부 인사들이 집단 참배자에 포함됐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과 차세대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중의원 의원도 개별적으로 참배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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