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추석연휴 첫날인 12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다. 이 본부장은 지난 5월부터 주일대사로 자리를 옮긴 쿵쉬안유(孔鉉佑)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뒤를 이어받은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으로부터 북핵 문제에 관한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뤄 부부장은 지난 5월부터 주일대사로 자리를 옮긴 쿵 대사 후임으로 아시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쿵 대사처럼 북핵 관련 협상을 담당하는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겸할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 공식 발령을 받지 않았다. 사실상 이임 후 첫 한·중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로 볼 수 있는 이번 만남에서 이 본부장과 뤄 부부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된 의견 교환을 할 전망이다. 뤄 부부장이 사실상 북핵 문제에 처음 관여하는 만큼 앞으로 북핵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이 본부장과의 신뢰 구축을 위한 자리도 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9일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9월 하순쯤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측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며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뤄 부부장이 지난 2∼4일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수행해 사흘간 평양에 다녀온만큼 북·미 실무협상을 앞둔 북한의 입장을 접적으로나마 청취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본부장은 지난 3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측 북핵 카운터파트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 만난 바 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이 본부장을 만나기 전 지난달 중순 평양을 방문해 최 부상을 만난 바 있다.
이 본부장은 이르면 다음 주 유엔총회를 전후해 미국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동할 예정이어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약 6개월간 멈춰있던 북핵 실무협상이 각급에서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하노이 회담 전보다는 중·러의 개입 여지가 넓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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