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와 다른 자취방의 흔적에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여대생이 직접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침입자를 잡은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한 대학생의 자취방을 몰래 드나들었던 남성의 정체가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017년 경기 안성시 소재 한 대학교를 다닌 대학생 A(당시 21세·여성)씨는 자취방 침대 위에 음모와 분비물이 너저분하게 퍼져있는 모습을 목격한 뒤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A씨는 현관 단속이 부실해 침입자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현관문에 ‘디지털 도어락’를 설치했다. 하지만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됐다. 심지어 4층 베란다 창문에서 누군가가 손전등으로 자신을 비추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놀란 A씨는 다음날 아침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누군가 A씨의 집에 침입한 흔적이 없다는 자체 결론을 내리고,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말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결국 A씨는 직접 CCTV를 구입해 집안에 설치했다. 며칠 뒤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을 살펴보던 A씨는 경악했다. 밤마다 자취방에 침입하던 사람은 A씨와 같은 학과 동기인 B(당시 23세·남성)씨였던 것.
A씨가 경찰에 제출한 동영상과 주변 CCTV 조사를 토대로 붙잡힌 B씨는 경찰에 ‘무단 침입’한 사실과 집 안 침대 위에서 A씨의 속옷을 가지고 ‘음란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B씨는 A씨의 자취방뿐만 아니라 다른 여학생의 집에도 침입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사건 이후 성범죄 피해자 상담소에서 정신적 충격에 대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CCTV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홀로 사는 여성들은 공포와 불안감을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영상 속 남자의 정체에 소름” “CCTV를 처음 확인한 여대생은 얼마나 놀랐겠나” “집에 혼자 있기 무섭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CCTV 영상이 공개돼 싱글 여성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온라인상에 공개된 CCTV 영상에는 한 남성이 홀로 귀가하는 여성의 뒤를 따라가 집에 침입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문이 닫히고도 한참을 서성이며 문을 열려고 시도, 자칫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싱글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CCTV 영상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서영 온라인 뉴스 기자 sy2020@segye.com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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