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28)에게 2019시즌은 남다르다. 2010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뒤 빅리거가 되기까지 여러 구단을 떠돌며 온갖 설움을 버터냈던 최지만은 지난해 탬파베이에 정착해 올해 당당히 주전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27경기에 나서 2016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해 첫 세 자릿수 안타(107개)에 19홈런 63타점 등 이전 성적을 훌쩍 뛰어넘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지만 최지만은 보너스까지 얻었다. 바로 생애 첫 가을야구 무대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다만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선발 제외됐다. 상대가 좌완 선발을 내면서 좌투수에 유독 약했던 그는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3승제) 1, 2차전에는 선발 출전했지만 볼넷 1개씩만 얻어내며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런 사이 탬파베이는 휴스턴에 2패를 당하며 시리즈 탈락 위기에 직면했다.
이 때 최지만이 시원한 홈런포를 날려주며 팀을 구했다. 최지만은 8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ALDS 3차전 휴스턴과의 홈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1로 팀이 앞선 3회 말 솔로포를 터뜨리며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2사 볼카운트 2B-2S에서 상대 선발 잭 그레인키의 가운데 몰린 시속 142㎞ 체인지업을 제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그레인키는 2009년 사이영상을 받았고 올해도 18승(5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하나라는 점에서 최지만의 한방이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또한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쏘아 올린 건 2차례 담장을 넘긴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에 이어 최지만이 두 번째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던 2013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첫 홈런을 날렸고, 텍사스로 이적한 뒤인 201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ALDS 5차전에서도 홈런을 기록했다.
최지만의 한 방 이후 그레인키는 전의를 상실했고 4회를 버티지 못하며 6실점한 채 마운드를 내려야 했고 탬파베이는 10-3 대승을 거뒀다. 2패 뒤 1승을 거둔 탬파베이는 9일 열리는 4차전에서 다시 한번 반전을 노린다.
한편 류현진(32)이 속한 LA 다저스는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서 1-6으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2패가 돼 10일 홈에서 운명의 5차전을 치르게 됐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류현진도 5차전은 불펜에서 대기할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NLDS 4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5-4로 역전승하며 2승2패로 균형을 맞춰 시리즈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갔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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