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4일 문재인정부 임기 반환점(9일)을 앞두고 청와대와 내각 전면 개편을 주장했다. 야권은 ‘조국 사태’에도 청와대와 내각의 개편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1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이 국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에게 반말과 손가락질까지 하자 “국민의 대표까지 무시하는 오만함과 무능함”이라며 청와대 및 내각의 개편을 촉구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인 언행에 대해 “청와대의 오만함이 극에 달했다”며 “비정상의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일 운영위 국감에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추궁하며 “그렇게 우기시지 말고요”라고 하자 답변석 뒷줄에 있던 강 수석이 일어나서 “우기다가 뭐요, 우기다가 뭐냐고”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서류를 쥔 손을 나 원내대표를 향해 흔들어 파행을 빚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이날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 비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강 정무수석을 즉각 해임하고 국회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유 의원은 “조국 사태를 겪은 지 얼마 안 된 문 대통령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는 비서실장”, “안보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안보실장”, “경제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경제수석” 등의 표현으로 청와대 참모들을 혹평하고 “오만하고 무식한 청와대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상대로 일부러 싸움을 거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국정을 책임지는 그런 집단이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강 정무수석이 보인 행동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지난 운영위 국감에서의 강 정무수석의 태도는 국회를 무시하고 나아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을 이렇게 취급하는 태도에 대해 청와대에 사과를 요구하고 싶다”고 가세했다.
범여권인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것들이 다 오만으로 보이고 결국 청와대 비서실이 대통령을 잘 모시는 게 아니라 대통령 얼굴을 깎아내리는 일을 하고 있다”며 “(청와대 참모들이) 이런 오만을 버리지 않으면 총선이 어렵다”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자성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영진 의원은 “운영위를 보니 청와대 비서진들이 여당 의원들이 해야 할 정도로 하던데 조금 과도했다”며 “당도, 청와대도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대통령도 시정연설에서 책임과 성찰을 키워드로 말했으니 서로 무엇을 성찰하고 책임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운영위에서 청와대에서 그렇게 보인 모습에 대해서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더라도 야당의 상대인 우리가 했어야 한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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