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울산시 ‘2인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1998년 6급 계약직으로 처음 울산시 공무원으로 발탁돼 1급 경제부시장까지 승승장구했다.
송 부시장의 내정설이 나돌던 지난해 7월 울산지역은 시끌시끌했다. 송철호 시장이 선거공신인 송 부시장을 챙기려 조례 개정까지 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울산시가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을 통해 경제부시장직을 개방형 직에서 별정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행정부시장 관할이던 교통건설국과 문화관광체육국까지 경제부시장이 관할하도록 했다. 경제부시장이 맡는 사무는 기존 3개 국에서 5개 국으로 늘리며 송 부시장에게 힘을 실은 것이다.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울산시의원들은 “도를 넘게 한 곳으로 권한을 집중한 조직개편”이라며 울산시의 무리한 조직개편을 비판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재임 시절 취임한 김형수 전 경제부시장을 대신하는 것을 두고도 말이 나왔다. 기획재정부와 협의 끝에 공모를 거쳐 어렵게 전문가를 끌어왔는데, 경제부시장 자리에 송 부시장을 앉히면 기재부와 사이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송 부시장 임명은 강행됐다.
송 부시장은 울산시 현안과 관련한 각종 기자회견이나 브리핑에도 ‘전문가’로 얼굴을 내밀며 송 시장을 보좌했다. 송 시장은 공식·비공식석상에서 자주 “일 잘하는 전문가”라며 송 부시장을 추켜세우면서 명실상부한 울산시 2인자 위치를 공고히 했다. 송 시장과 송 부시장의 막강한 권한과 위상을 빗대 ‘송송 커플’이 울산시를 움직인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송 부시장은 2017년 8월까지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을 지낸 뒤 같은 해 8∼9월쯤 송 시장 출마를 위한 준비모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송 시장 후보 측 선거캠프가 공식적으로 구성되기 전이어서 일부 지지자를 중심으로 일주일에 몇 차례씩 만남을 갖던 시기였다. 지역 민주당 인사들이 송 부시장을 추천하면서 공식적으로 그가 캠프에 합류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송 시장의 공식 선거캠프는 2018년 2월 중순쯤 구성됐다.
송 부시장이 송 시장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다음 달에 문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에게 제보했다는 점은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이다.
울산=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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