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조명래(사진) 환경부 장관이 늘어나는 폐기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폐기물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배출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 국민의식 변화 등을 동반하는 정책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올해를 폐기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한 새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특히 폐기물 감량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폐기물 정책의 중심인 종량제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때 생긴 제도이지만,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섰고 쓰레기 배출량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만큼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 장관의 설명이다.
조 장관은 “일방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논의기구를 통해서 제품 생산부터 소비, 폐기물 배출, 재사용, 매립, 소각 등 자원의 전체 순환 과정별 문제점을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책을 제도·입법화할 것”이라며 “폐기물 생산을 자제하거나 폐기물이 생산되더라도 생산자 책임 원칙을 바탕으로 수거하도록 하는 등 자원 순환성을 고려하는 게 새 패러다임의 원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국민의 행태 변화가 동반돼야 폐기물 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일상생활 영역에서 폐기물을 덜 방출하도록 국민의 자의식을 바탕으로 한 행태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제품을 선택하고 소비하고 분리∙배출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폐기물이 적게 나오는 선택을 하도록 행동 경제학적인 측면을 결합한 정책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폐기물 처리시장이 지나치게 민간부문에 의존하고 있는 문제도 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조 장관은 “과도하게 시장 의존형인 폐기물 처리의 방식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 없지만,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 기존 광역화돼 있는 폐기물 처리 생태계를 발생지에서 처리하는 형태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장관은 “공공이 기존 시장을 잠식하는 방향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민간과 공공시설의 장점을 결합하고 폐기물 처리로 발생한 이익을 민간으로 돌릴 수 있도록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배분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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