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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정승연, ‘인천 촌구석’ 발언 논란…“겸양 차원” 진땀 해명

입력 : 2020-03-31 23:00:00 수정 : 2020-03-31 20: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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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기저에 깔린 지역 비하가 드러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
정승연 미래통합당 후보. 연합뉴스

 

4·15 총선 인천 연수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소속 정승연 후보가 때아닌 ‘인천 촌구석’ 발언 논란에 진땀을 흘렸다.

 

문제가 된 발언은 31일 정 후보가 자신의 사무실에 방문한 같은당 유승민 의원에게 인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 후보는 “존경하는 유승민 대표께서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는데, 여기서 촌구석 발언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2018년에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대위 대변인이던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정 의원이 말한 이부망천은 ‘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는 의미로, 유정복 후보의 시장 재임 시절 실업률·가계부채·자살률 등 각종 지표가 좋지 않았다는 민주당 대변인 발언에 반박하다가 과거에도 인천과 부천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나왔다. 그의 말이 유 후보의 재선 실패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정 후보는 발언 4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내어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는 입장문에서 “심려를 끼쳐 드린 연수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별히 고려하지 않은 ‘인천 촌구석’이라는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기 발언은 정당 대표를 지낸 유승민 의원 방문에 ‘겸양’의 덕담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옛말에도 집을 찾은 손님에게 ‘누추한 곳을 방문해주어 감사드린다’는 식의 표현이 있듯이 제 고장을 찾아준 손님에게 건넨 미덕 차원의 인사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는 그러면서 “인천은 14년간 살아온 저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지역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연수구 주민을 위한 열정 하나만으로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며 “지역에 대한 비하 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찌 지역을 대표한다며 출마할 수 있겠나. 제 진심을 오해하지 않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부주의한 발언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며, 이후 언행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이번 발언 논란에 여권은 기저에 깔린 지역 비하가 다시 드러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인천 촌구석 발언은 ‘제2의 이부망천’ 발언”이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인천시민에 남긴 큰 상처를 또다시 후벼 판 것”이라고 비난했다.

 

현 대변인은 “시골을 낮잡는 ‘촌구석’이라는 말로 인천을 소개하는 이가 인천시민을 대표하겠다며 나설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 후보는 ‘겸양’의 덕담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무의식에서 나온 겸양의 말이 자신의 출마지역을 비하하는 것이라면 더욱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어처구니없는 망언”이라며 “이부망천 사태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인천 비하인가”라고 정 후보의 말을 문제 삼았다.

 

이어 “이쯤 되면 통합당은 의식의 아주 깊숙한 곳에서부터 인천 지역을 낮잡아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2차 인천 비하 사태의 장본인인 정 후보는 즉각 사퇴하기 바라며, 인천 지역에 발붙일 자격을 잃은 통합당은 인천 지역 후보 공천을 모두 철회하는 게 마땅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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