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월호 텐트’ 관련 막말 논란으로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가 14일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내게 용어 문제를 시비하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따진 적이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나는 지금 행복하다”며 “내 모든 걸 던져서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가로 막는 거대한 우상 하나를 무너뜨리는 데 한몫 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차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가 막말을 했다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묻는다”면서 “그 사건에서 더러운 악취가 나는 거지, 그 말에서 더러운 악취가 나는가?”라고 질문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막말 논란을 불러 일으킨 세월호 텐트에서의 ‘○○○’이란 표현을 두고 “이 용어가 애들 교육상 안 좋다고 그 사건을 덮어야 하느냐”며 “치욕적인 식민역사를 잊자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차 후보는 자신의 막말을 비판한 이들을 향해 “당신들의 검은 양심과 비겁함 때문에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가 침묵과 굴종, 패배의 검은 역사 속으로 묻혀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이날 차 후보는 사설에서 자신의 막말 논란에 ‘사실 여부를 떠나 고위공직 후보자로서 용납하기 어려운 용어를 사용했다’고 지적한 조선일보에 대한 불만도 늘어놨다. 그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며 “이분들(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 처음엔 세월호 텐트 사건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무슨 핵폭탄 뇌관을 건드리는 것처럼 경기를 일으키더니 이제 많이 물러섰다”고 평가했다.
차 후보는 “○○○이라는 말꼬리를 트집잡는 수준으로 완화했다”며 “일단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나 나는 묻는다”며 “그 사건을 ○○○이라 부르는 것보다 더 점잖은 표현이 있으면 내놓아 보라, 진심이다”라고 요구했다.
차 후보는 이날 글에서 “내 명예, 지위, 물리적 삶, 이 모든 걸 초개 같이 던져서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가로 막는 거대한 우상 하나를 무너뜨리는데 한 몫 했다”며 “이 어찌 자랑스러운 일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내게 가해지는 이 돌팔매질이 곧 축복임을 안다”며 “오 주여! 감사합니다, 이 엄숙하고 성스러운 사명을 못나고 못난 저에게 내려주시다니!”라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8일 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는 발언을 해 막말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후 유세현장에서도 “세월호 텐트의 진실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막말을 이어갔다. 통합당은 애초 그에게 탈당권유 징계를 내렸으나 막말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전날 그를 제명했다. 이에 그는 강력히 반발하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차 후보가 제명되면서 사전투표 때 그가 얻은 표는 모두 무효 처리 됐다.
일부 통합당 지지자는 당의 차 후보 제명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통합당 홈페이지 등에는 “유권자들이 차명진에게 투표할 권리는 빼앗지 말아달라”거나 “중도파가 차명진 자른다고 오겠느냐”는 지적부터 “간첩 김종인(총괄선대위원장)은 사퇴하라”, “황교안(대표)부터 사퇴해라”, “지금부터 통합당 낙선운동을 하자”는 등 당 지도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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