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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의 동료들 "경주시청팀은 감독· 주장의 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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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06 11:06:51 수정 : 2020-07-06 15: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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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팀 내 가혹행위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고 최숙현 선수를 죽음으로 몰고갔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은 폭력을 주도한 감독과 주장이 지배하는 작은 왕국이었다. 

 

최숙현 선수와 함께 뛰었던 동료인 현역 선수 2명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당했던 폭행을 증언하고, 자신들이 겪은 폭행도 폭로했다. 

 

“저희는 고 최숙현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 생활을 한 동료 선수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두 선수는 “오늘 우리는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됐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우리를 집단으로 따돌리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이어 2016년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폭행한 행위, 2019년 3월 복숭아를 먹었다고 감독과 팀 닥터가 술 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맞은 장면, 부모님과 회식 자리에서 부모님을 협박한 것 등을 증언했다. 

 

두 선수는 “경주시청에서 뛰는 동안 한 달에 열흘 이상 폭행당했다.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였다”고 자신들도 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감독으로부터 인센티브를 받지 못한 것은 물론, 국제대회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올 때마다 80∼100만원의 사비를 주장 선수 통장으로 입금을 요규했다”며 금전적 착취도 있었음을 밝혔다.

 

감독과 팀닥터 등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최 선수 유족 제공

선수들은 팀의 최고참인 주장 선수에 대한 폭로도 이어갔다. 그들은 “주장은 선수들 사이를 이간질과 따돌림으로 선수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숙소 24시간 폭언 폭행 감시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팀닥터 맞고 휴대전화를 보며 울고있는 최숙현에게 “쇼하는 것 아니냐. 뒤에서 헛짓거리를 한 것이다. 휴대전화를 보고 우는 정신병자로 취급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훈련 중 실수하면 옥상에 끌려가 뛰어내리나는 협박에 시달려 살려달라 사정하기도 했다. 감기 몸살로 훈련에 불참하자 선배를시켜 각목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피로골절 상황에서 주장은 꼴보기 싫다고 해 잠 자는 시간 외에는 창고나 웨이트장에서 숨어지내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잠 자는 사이 몰래 휴대전화 지문인식을 풀고 핸드폰 대화내용 등도 감시했다는 내용도 폭로했다. 

 

팀 닥터로 알려진 치료사에 대해서는 “의사인 척하면서 수술하고 왔다고 말했다. 치료한다면서 가슴과 허벅지를 만져 성적 수치심도 느꼈다. 심리치료로 최숙현 선수를 극한으로 끌고가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언니와 유가족에게 사과한다”며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제대로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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