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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주인공이 만화책을 찢고 나온다면?’
네이버웹툰 ‘만찢남녀’는 이런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서정적 그림체에 2000년대 감성을 저격하는 대사, 디테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웹드라마로도 탄생했다.
최근 이메일로 만난 님니(가명) 작가는 “중학생 때 한국 순정 만화를 많이 봤는데 그 시절 순정 만화나 인터넷 소설의 남자 주인공은 요즘 남자 주인공과 감성이 다르니 그 감성을 가진 캐릭터가 현시대에 튀어나오면 웃긴 상황이 일어날 것 같았다”며 “고등학교 시절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때 얼른 학원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팬들 사이에선 ‘싸이월드 투데이 0’(미니홈피 방문자 0명)과 같은 2000년대 현실 고증이 화제다. 님니 작가는 홍익대를 휴학 중이라고만 할 뿐 나이, 본명 등 자세한 신상 정보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남자 주인공) 천남욱 세대보다 조금 어려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남욱이 캐릭터에 2000년대 초반 감성과 그 시절 순정 만화 클리셰를 적절히 섞었다”면서 “느끼한 말은 예전부터 좀 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웹드라마에 대해선 “놀라움의 연속”이라고 감탄했다.
“만찢남녀로 드라마화 꿈을 이룰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원작 캐릭터와 배우 분들의 싱크로율(일치율)이 엄청난 것 같아요. 스토리나 캐릭터가 각색된 부분이 있는데, 전 생각 못 했던 멋진 설정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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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년차인 그의 신조는 ‘일을 미루지 말자’다.
“데뷔했을 때, 주말엔 반드시 쉬자고 스스로 약속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해야 하는 작업을 정해 놓고 그 작업이 끝나기 전까진 절대 다른 일을 하지 않습니다. 월·화요일은 선 따기, 수·목요일은 채색, 이런 식으로요. 오전 6시 출근하고 오후 2∼3시쯤 칼퇴(정시 퇴근)하죠.”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이 주인공인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만찢남녀는 요즘 시대에 잘 맞지 않고 때론 민폐를 끼치기도 하는 남욱, 완벽한 듯 보이지만 사람과 은근히 거리를 두는 선녀가 서로를 비롯한 친구들을 만나며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50화를 조금 넘기면 끝날 것 같아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을 작품에 많이 등장시키려 해요. 좋은 사람들로 인해 변화하는 주인공을 보는 게 좋습니다. 독자 분들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분들은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면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 믿어요. 시작이 반이란 말이 정말이더라고요. 웹툰 작가가 된 뒤부터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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