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조금 더 기다려 봤으면
강남4구 부동산 상승세 멈춰”
정기국회 9월 1일부터 일정 돌입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2030 청년들이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매수하거나 분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30세대는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어도 문재인정부에서 가격이 폭등했고 분양을 받기에는 청약 가점이 부족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지 서울과 신도시에 공급될 물량을 적정한 가격에 사는 게 도움이 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청년들이) 조금 더 기다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30대의 ‘패닉바잉(공황 구매)’과 관련해 “법인 등이 내놓은 물건을 30대가 ‘영끌’해서 샀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이날 회의에서 미래통합당 김은혜 의원이 ‘30대는 청약 가점이 낮아 신규 분양에 당첨될 확률이 낮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기존 주택을 매수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하자 김 장관이 영끌로 지금 집을 사는 것보다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을 믿고 기다리는 게 낫다고 답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집값을 떨어뜨리지 못하면 김 장관 발언은 미래 청년들에게 원성을 살 수도 있다.
김 장관은 또 “8·4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상승세가 상당 부분 축소됐다”며 “지난주까지 봤을 때 서울의 상승률이 0.01% 정도 됐고 강남 4구 같은 경우 부동산 상승률이 2주째 0%이기 때문에 상승세가 멈췄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인식도 집값 폭등에 대한 성난 민심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예산결산특별위 전체회의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서민경제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해 “정부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야당 의원이 ‘빠른 지원’을 재촉하자 “소상공인 지원 같은 경우 26조원 재원을 확보했고 지금 10조원이 남아 있다”며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데 느긋하게 앉아서 지원을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전환되면 500만개 이상 업소가 영업을 중단하게 된다”며 “3단계로 가지 않기를 목표로 설정하고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정기국회가 1일 예정대로 열린다. 7∼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14∼17일 나흘간 대정부질문을 한다. 국정감사는 추석 연휴 일정을 고려해 이틀 미뤄져 10월 7일부터 26일까지 약 3주간 진행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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