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원장 “질문에 답하라”…추 장관 “이것도 답변”
법사위, 야당 의원들 집중 추궁예정에 與 윤호중 ‘파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온종일 아들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부터 법제사법위원회 그리고 국방위원회까지 전방위에서 아들 군 휴가 문제가 제기돼서다.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은 추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이 “추미애 의원 보좌관이라는 인물이 서씨 부대에 전화를 걸어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육군 카투사 일병으로 근무하던 2017년 6월5일부터 27일까지 총 23일간 연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예결위에서 통합당 유상범 의원은 “오전 회의에서 보좌관이 장교에게 전화한 사실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마치 병가 사유가 없는데도 병가를 받았다는 듯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질문과 맞지 않는 답을 했다. 추 장관은 유 의원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아들이 아픈 것도 사실이고 아픈데도 군대를 갔다”며 “수사 중인 사실”이라고 했다.
이러한 답변을 이어가자 유 의원은 “질문에 답을 하라”며 “싸우자는 거냐. 없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럼에도 추 장관이 계속해서 같은 취지의 답을 이어가자 정성호 예결위원장은 “질문에 답을 하라”고 제지했으나 추 장관은 “이것도 답변이다”라고 맞섰다. 유 의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나만 만나면 싸우려고 하냐. 너무 단정적으로 아니라고 하니 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그제서야 “제가 보좌관에게 시킨 사실이 없다”며 오전에 말한 답을 재차 반복했다.
오전에는 같은당 박형수 의원이 “만약 당시 보좌관이 부대 관계자에게 이같이 전화했다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며 “장관이 개인적인 일을 보좌관에게 시켰다면 역시 직권남용죄가 된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직권남용죄가) 맞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보좌관이 뭐하러 사적인 지시를 받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추 장관은 “이 부분에 대해 제가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수사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수사중이기에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추 장관 아들 문제로 공방을 오가다 파행됐다. 국회 법사위 통합당 소속 위원들은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현안질의를 요청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이 거절 후 정회했다. 이에 통합당 의원들은 “추 장관에게 현안질의를 못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폭정”이라며 항의했다. 김도읍 의원 등 통합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의사일정을 의결하는 결산심사를 마치면 저희는 추 장관의 아들 탈영(의혹) 문제 등 산적한 현안 질의를 하려고 준비했다”며 “그런데 법사위원장은 갑자기 현안질의 할 기회를 박탈해버렸다”고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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