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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할퀴고 간 ‘마이삭’ 1천㎜ 물폭탄…침수·4만여 가구 정전

입력 : 2020-09-03 10:36:52 수정 : 2020-09-03 10: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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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만조 현상까지 겹쳐 2일 밤 제주시 삼도2동 119센터 인근 저지대 주택 여러 채가 침수됐다. 사진은 3일 새벽 물에 잠긴 삼도2동 골목길의 모습.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할퀴고 가면서 지역별로 1000㎜ 이상의 많은 비를 뿌리면서 도로와 항·포구 등이 침수돼 차량 대피 사태가 빚어졌다. 강풍으로 4만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주민들이 암흑 속에 불편을 겪었다.

 

3일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1일 0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제주 184.0㎜, 산천단 391.5㎜, 서귀포 236.2㎜, 신례 465.0㎜, 성산 265.0㎜, 금악 373.5㎜ 등이다.

 

특히, 태풍에 의한 비구름대가 유입되고 산지의 지형적 특성이 더해지면서 한라산 남벽에 1033㎜, 영실 958㎜, 윗세오름 955㎜ 등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번 태풍은 많은 비뿐만 아니라 강한 바람도 몰고 왔다. 이날 오전 4시 기준 지점별 최대 순간풍속은 고산 초속 49.2m, 새별오름 44.7m, 성산수산 41.0m, 마라도 40.0m, 제주 37.1m 등이다.

 

태풍이 지역별로 최대 1000㎜ 넘는 많은 비를 뿌리면서 제주시 도심 마을 길과 항·포구가 침수됐다. 제주도 재난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11시 20분쯤 태풍 마이삭이 퍼부은 폭우에다 만조 현상까지 겹치면서 해안 부근 마을인 제주시 삼도 119센터 인근 저지대 마을이 침수돼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3일 새벽 물에 잠긴 삼도2동 119센터 인근 저지대 주택들. 연합뉴스

 

마을 길에는 40∼50㎝ 높이의 물이 차 차량 바퀴 일부를 덮을 정도까지 침수돼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시 외도동에서는 도심권 하천인 월대천이 위험수위에 도달하면서 주민 9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앞서 오전에는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이 물에 잠겨 일대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에서는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통과한 지난 2일 밤 제주시 삼도동 해안마을이 침수됐다. 뉴스1

 

인명 구조 요청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4시 22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상가 반지하에 있는 의상실이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의상실 안에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장애인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또 한림읍 금악리에서도 집중호우로 2명이 차량에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구조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 동쪽 해상을 지나며 큰 피해를 남긴 가운데 3일 오전 제주시 내도동 인근 해안도로 옆 인도가 월파 피해를 입어 파손돼 있다. 뉴시스

 

강한 비바람에 각종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태풍이 제주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항에 정박해 있던 모터보트 1척이 침몰했고, 이어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한 지난 2일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이 침수돼 차량들이 고립돼 있다. 연합뉴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서는 강한 바람에 미니쿠퍼 차량 1대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구좌읍 김녕리에서는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무너지고 구좌읍 송당리에서는 전신주가 인근 주택 마당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의 간판이 쓰러져 있다. 뉴스1

 

이밖에 커피숍 간판과 유리창이 파손되고, 태양광 패널이 무너지는 등 3일 오전 4시 기준 총 616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서귀포시 호근동을 시작으로 제주시 연동, 노형동, 애월읍, 이도동, 용담동, 한림읍, 서귀포시 성산읍, 법환동, 표선면, 호근동, 대정읍, 남원읍 등 제주도 전역에 걸쳐 4만335가구가 정전됐다. 수시간 동안 복구가 되지 않아 주민들이 암흑 속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제주 동쪽 해상을 지나며 큰 피해를 남긴 가운데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한라병원 내 나무가 강풍을 맞아 뿌리채 뽑혀 있다. 뉴시스

 

한전은 대부분 강풍으로 인해 고압선 등이 끊어져 정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한 가운데 제주국제공항 입구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제주소방안전본부가 안전조치를 하는 모습. 뉴스1

 

도 재난안전본부는 “아라·해안·표선·회수·중문 일부 지역에 수압 저하와 단수가 예상된다”며 “전기가 복구되는 대로 정상적으로 물 공급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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