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됐던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대해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이 첩보를 통해 판단한 내용이 북측이 통지문에서 밝힌 사건 경과와 현저한 차이를 보인 것과 관련, 청와대가 북측에 추가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남북 공동 조사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26일 “북측에 추가조사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며 “필요하다면 공동 조사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저녁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회의에선 북측 통지문에 나온 사건 경위와 우리 정부가 파악한 정보 간 차이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고 한다.
NSC는 우선 전날 북측에서 온 통지문에서 밝힌 사건 경과와 우리 측 첩보 판단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 북측에 추가 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북측과의 공동 조사에도 나설 방침이다.
청와대는 또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서해상 감시 및 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시급히 취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이번 사건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부와 군은 경계태세와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쯤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남방 2㎞ 해상의 어업지도선에서 공무원 A(47)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지난 22일 오후 북측 해상에서 A씨가 기진맥진한 채 표류하는 모습이 발견됐는데, 북한군이 A씨에게 원거리에서 총격을 가한 뒤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우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우리 정보 당국은 첩보를 토대로 A씨가 월북을 시도했다고 발표한 반면, 북한은 전날 청와대로 보낸 통지문에서 A씨를 ‘침입자’로 규정하며 월북 의사 등을 밝히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북측이 보낸 통지문에는 이례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미안하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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