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하루아침에 욕쟁이가 된 사연이 알려졌다. 신경계통에 이상이 일어나 몸을 통제할 수 없는 투레트 증후군 때문이다.
6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메트로’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 콘월주 펜린에 사는 헤이레이 엘리자베스 허니(27)는 3주 전부터 갑자기 욕설을 입에 달고 지내게 됐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갑자기 언어를 통제할 수 없게 된 것.
엘리자베스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에는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어느 날 흔들림을 느끼며 잠에서 깬 후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는 남편 매트에게도 늘 “F×××”이라는 욕설을 붙여 말하고, 5세 딸과 2세 아들에게도 막말을 쏟아낸다며 “점심시간 무렵에는 어깨 쪽 경련이 일어나고, 남편이 퇴근하는 오후 7시쯤에는 내가 자신을 마구 때리면서 아무 말이나 닥치는 대로 내뱉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인들에게도 가운데 손가락을 보이며 “이거나 먹어라”고 하는 등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이 발생한 다음날 엘리자베스는 병원을 찾았고, 이튿날 바이러스 감염으로 추정된다는 말을 들었다. 병원 측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봤지만, 1주일이 지나면서 증상은 더 악화됐다.
결국 다른 병원을 찾은 엘리자베스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통해 투레트 증후군(Tourette’s disorder) 진단을 받았다. 투레트 증후군은 신경계통에 영향을 미쳐 갑작스러운 경련을 일으키는 틱(ticks) 장애의 일종이다.
의사는 유전적 원인이나 만성불안을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엘리자베스는 “과거에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긴 하다”면서도 “증세가 발생할 당시 스트레스는 없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는 “지금은 이 병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병이 사라질지, 아니면 이게 나의 삶인지는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며 “딸의 경우 이런 내 모습을 장난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남편은 욕설에 무관심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헤이레이 엘리자베스 허니 페이스북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