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채팅으로 사귄 남자, 알고 보니 수감 중…中 재소자 ‘비대면 연애 사기’로 시끌

한 여성이 3년 동안 스마트폰으로 교제해온 남성이 알고 보니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는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그동안 이 남성은 여성에게서 6000만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징바오와 환구망 등 중국 매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저우후이링이라는 44세의 싱글맘은 2014년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왕샤오쿤이라는 남성을 알게 됐다.

왕샤오쿤은 자신이 탕산시 경제개발구 부국장이라고 소개했고, 자신도 교통사고로 아내와 사별했다고 밝혔다. 또 온갖 달콤한 말로 저우후이링의 마음을 얻었다.

그러나 저우후이링은 3년 동안 왕샤오쿤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왕샤오쿤은 일이 너무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아침과 점심, 저녁 때 30분 동안만 연락을 했다. 또 상사에게 줄 선물을 사거나, 누군가에게 식사를 대접해야 한다는 이유로 저우후이링에게 수시로 돈을 요구했다.

저우후이링은 왕샤오쿤에게 38만위안(약 6500만원)이나 보내준 뒤에야 뭔가 수상하다는 생각을 했고, 2016년 말 공안국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왕샤오쿤을 찾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왕샤오쿤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알고 보니 왕샤오쿤의 본명은 뤄룽빙으로, 2007년 강도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2017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즉, 저우후이링과 스마트폰으로 교제하던 기간에는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 신분이었다는 것.

분노한 저우후이링은 수소문해 뤄룽빙을 찾아냈고, 그에게 자필 자백서를 받아내 경찰에 신고했다. 또 “어떻게 교도소에서 스마트폰을 반입해 사기까지 칠 수 있느냐”며 뤄룽빙이 수감됐던 탕산 교도소에 항의했다.

그러나 교도소 측은 “수감자가 교도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증거가 있느냐”며 발뺌했고, 나중에는 저우후이링에게 “7만위안(약 1182만원)을 줄 테니 일을 크게 만들지 말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결국 주우후이링은 자신이 겪은 사건을 언론에 제보했고, 네티즌들은 “교도소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에 허베이성 교도소관리국은 지난 21일 SNS를 통해 “탕산 교도소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특별 조사팀을 꾸렸다”고 부랴부랴 발표했다.

한편 뤄룽빙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징역 8년 6개월과 15만위안(2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

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