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깔다구’ 사태도 서울 상수도사의 주요 사고
백호 상수도사업본부장 “확실한 재발방지대책 마련”

2013년 7월 15일 서울 동작구 한강대교 남단 노량지 배수지 내 서울시 상수도관 공사장. 닷새 간 지속된 장맛비로 한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지하 터널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7명이 사망했다. 당시 시공사와 서울시는 안전지침 없이 공사를 강행했는데, 터널 입구 양쪽의 차단막이 터지면서 인명피해를 키웠다.
서울시는 이후 ‘건설분야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해 공사현장의 안전성 검토를 강화했다. 올해 예정된 광암수계 배수관로 정비공사에서는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수방기간과 국지성 집중호우시 하천 내 공사를 금지하고 작업구 공사장 내 워터펌프를 설치해 침수에 대비할 계획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004∼2020년 17년 간 발생한 상수도분야 주요 사고가 310건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310건의 사고 중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는 16건으로 사망 18명, 부상 9명이었다.
상수도 사고가 일어난 시설 4곳 중 3곳(75%)은 송배수관로(234건)였다. 이어 취·정수시설 58건(19%), 급수시설 12건(4%) 등이었다. 사고 원인은 노후 83건(27%), 자연현상 55건(18%), 시공불량 54건(17%) 등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관로사고가 176건으로 57%를 차지했고, 공사사고 32건(10%), 설비사고 31건(10%) 등이었다. 그 결과 누수사고(68%), 수질이상(15%), 인사사고(5%), 취정수 정지(2%) 등의 결과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수질이상 사례는 2019년 6월 문래동 수질 사고와 2020년 7월 수돗물 유충 발생이었다. 문래동 수질사고의 경우 문래동 일대 5개 단지 아파트에 혼탁수가 유입돼 주민들이 식수 제한 등의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아연도관, 회주철관 등 1세대 관로 138㎞ 중 134.3㎞를 정비 완료하고 나머지 3.7㎞는 지하철 공사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지난해 여름 인천 공촌정수장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한 수돗물 ‘깔따구’ 사태도 서울 상수도사의 주된 사고 중 하나였다. 당시 서울시에 접수된 125건의 관련 민원은 대부분 수돗물에서 서식이 불가능한 나방파리류, 지렁이류로 판명돼 수돗물 관리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정수센터와 배수지를 대상으로 365일 유충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했고, 원수유입, 외부유입, 정수처리과정 등 유입경로별 제거방안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내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18일 개최한 ‘상수도 분야 주요 사고 평가 보고회’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유했다. 시는 이번 보고회 자료 및 향후 발간할 ‘사고 예방 교훈집’을 상수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안전관리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백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과거를 잊은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는 신념으로 확실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며 “각종 작업 지시사항, 안전점검 회의, 근로자 안전교육 등을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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