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민 제보 토대로 수사 후 20대 검거
수락산과 불암산 정상석 등 산에 설치된 비석과 안전설치물을 훼손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받은 스트레스 풀려고 등산을 시작했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기 남양주 북부경찰서에는 전날 오전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재물손괴 등 혐의로 A(20)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이라고 1일 밝혔다.
대학생인 A씨는 올초부터 자택 인근의 수락산과 불암산에 올라 정상석을 훼손해 인근 야산에 버리고, 안전 로프 6개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수사 결과 그는 수락산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 로프 6개를 톱으로 훼손한 데 이어 ‘수락산 주봉’이라고 적힌 정상석을 쇠 지렛대로 훼손해 낭떠러지로 밀어 떨어뜨렸다. 같은 수법으로 수락산 국사봉, 도솔봉, 도정봉의 비석과 수락산 인근의 불암산 애기봉의 장상석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르바이트 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서 등산하러 다니기 시작했다”며 “무심코 정상석을 밀어봤는데 움직이길래 손으로 밀어 떨어뜨리고, 이후 빠루(쇠 지렛대)라는 장비를 동원해 고정석을 훼손해 분리한 뒤 낭떠러지로 떨어뜨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등산객들이 ‘내가 정상석을 세웠다’며 허세 부리는 모습에 화가 나 정상석을 굴려버렸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신의 힘으로 무거운 비석이 굴러떨어지는 모습에 희열을 느낀 A씨가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거 후 A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다가 압수수색 영장이 신청되자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폐쇄회로(CC) TV가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다 쇠 지렛대를 들고 다니는 수상한 이가 있다는 시민의 제보를 토대로 A씨를 추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불암산 애기봉을 등산한 시민의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며 “A씨가 단순 재미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휴대전화를 압수해 정확한 동기와 수법 등을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