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대학교가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해상풍력, 수산업, 환경 공존 기술개발 사업’ 주관 연구기관에 선정됐다. 풍력 발전소가 설치된 해양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는 첨단 양식기술과 풍력단지 주변에 수산자원을 조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시설물 설치에 대한 생태계 영향 분석 등을 통해 수산업 공존 방안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연구 성과에 따라 풍력 발전에 대한 어업인의 수용성 제고로 재생에너지 생산 비율 확대와 탄소중립 실현에 한걸음 다가서게 될 전망이다.
24일 군산대에 따르면 해수부가 최근 공모한 ‘해상풍력, 수산업, 환경 공존 기술개발 사업’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향후 4년간 총 192억원을 들여 국책 사업을 수행한다.
이번 공모사업은 해상풍력단지 내 첨단 수산양식 기술 개발과 자원증강 기술을 개발해 해상풍력 이해 당사자인 어업인의 이익을 함께 창출함으로써 풍력발전 사업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사업에는 군산대 수산생명의학과 등 5개 학과·학부 교수진이 참여한다. 군산대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군산시 말도 해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해상풍력 전문 연구 기관인 ‘해상풍력연구원’을 2018년 설립해 국내 해상풍력에 관한 연구 활동을 독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 연구에는 목포대와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한국수산개발원, 전북연구원, 한국수산자원공단, 한국수산회, 명선해양 등 7개 대학·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군산대 등 연구기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해상풍력이 설치된 외해의 거친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첨단 양식 기술과 풍력단지 주변에 수산자원을 조성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또 해상풍력단지 내 시설물 설치에 대한 생태계 영향 분석과 수산업 공존 방안 마련을 위한 해상풍력 상생 리빙랩을 운영한다.
해상풍력 단지 내 양식장과 수산자원 조성 기능을 첨가한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설계에 관한 국제 공모전도 함께 진행해 이 분야 연구 경험이 풍부한 외국 연구진의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해상풍력 발전은 재생 에너지 중 발전 효율이 가장 높아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산업이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 에너지 발전 비율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지만, 해상풍력의 경우 주민 수용성이 낮아 정부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 연구 책임을 맡은 해양과학대학 박경일 교수(수산생명의학과)는 “외해에 위치한 해상풍력 단지 내 수산업 공존은 수산업 관점에서도 매우 큰 잠재력이 있다”며 “수산 양식은 탄소 발자국이 축산업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에 탄소 중립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외해 해상풍력 단지가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고온 등 자연재해와 연근해 오염의 영향을 받는 연안 양식장에 비해 수심이 깊고 수질이 깨끗해 안전한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새 어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대부분 해상풍력 단지가 풍량이 많고 파도가 거칠며 유속이 빠른 해역에 위치한 만큼, 이번 연구를 통해 양식 시설물이 이런 조건을 견딜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한 외해 스마트 양식과 수산자원 조성 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군산대 해상풍력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이장호 총장은 “서해안 유일의 해양과학대학을 보유한 장점을 살려 해양·수산 분야 전문가들이 지역 수산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또 이를 계기로 지역 특화적인 핵심기술 개발과 교육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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