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함에 따라 당 대표,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 등 이른바 대권으로 가는 '문재인 코스'를 밟을지 관심이 쏠린다.
뉴스1에 따르면 이 고문은 전날 출마를 선언하고 9일 주소지를 인천 계양을 지역구로 옮기면서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이 고문은 오는 11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이 있기 전까지 계양을에서 유세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지휘한다.
이 고문의 정계 복귀는 지난 3월9일 대선에서 역대 최저 득표차(0.73%포인트)로 패배한 뒤 2개월 만이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이 고문이 정치를 재개함에 따라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내친 김에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대표 선거까지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고문은 전날 출마 선언에서 "합리적이고 강한 민주당과 함께 국회 안에서 입법과 국정 감시를 통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민생실용정치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실적으로 실력을 입증하며 지방정부를 바꿔왔듯 국회에서 또 한번의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이 공천권을 쥔 당 대표로 총선을 치르고 이후 대권에 도전한다면, 시기는 다소 다르나 문재인 대통령의 궤적과 비슷한 코스를 밟게 된다.
문 대통령은 2012년 4월 19대 총선거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같은해 18대 대선에서는 패배했다. 이후 의정 활동에만 전념하며 잠행을 이어오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로 선출됐다.
문 대통령은 비록 재·보궐선거에서 연이어 패하며 당시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선임하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김 위원장 주도로 20대 총선에서 원내 1당에 등극하면서 대권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그가 영입한 인사들은 친문(親文) 세력 구축에 버팀목이 됐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전당대회는 나오지 않겠나"라며 "이 고문 입장에서도 당 대표가 돼 다음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고 본인의 사람을 키우면 대권 재도전이 수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고문이 대선 패배 후 다소 일찍 ‘등판’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명분은 정치인이 쌓은 시간에 비례한다"며 "박지현(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에둘러 '민주당의 명분'이라는 표현을 썼으나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 '화살'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 측도 이를 의식한 듯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 고문의 한 측근 의원은 "계양을 선거에 집중하는 동시에 당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6·1 지방선거를 총력 지원해야 하는 시기"라며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여론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전당대회 여부를 논할 때가 아니다. 지방선거가 중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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