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초등학생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지나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후 5일이 지나도록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가 난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상, 도주 치상 혐의로 차량 운전자 A(55)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4일 오후 1시50분쯤 거제시 상동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학원 승합차를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1 B(7)군을 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차량 바닥에 B군이 끼여 약 100m 끌려갔는데도 그대로 주행해 현장을 이탈했다. 당시 학원 차량에는 원생 10여명이 타고 있었고, 인솔 교사는 없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으로 차량을 특정해 같은날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고, B군이 끼인 걸 모른 채 주행했다고 진술했다.
B군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B군은 사고 후 5일이 지난 이날까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경찰은 A씨를 스쿨존에서 신호를 위반한 혐의로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적용하는 한편, 도주 의도성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사람을 차량 바닥에 끼고 주행한다는 게 납득이 가진 않는다”며 “A씨는 차 내부 원생들의 소음으로 몰랐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서 이 부분을 확인하긴 했다”며 “B군의 상태가 진전되는 대로 피해자 상태 등을 종합 검토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