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기사 “운송료 현실화 필요”
사용자 측 “노조의 무리한 요구”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부산과 일부 경남지역 레미콘 기사들이 8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남동부지역 레미콘 기사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공사 차질 피해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파업이 계속되면 2년 전 8000여 곳 지역 공사 현장이 멈췄던 레미콘 파업 사태가 재연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7일 전국건설노조 동부권 경남건설기계지부에 따르면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363명(87.8%)이 찬성해 가결됐다. 동부권 경남건설기계지부 조합원은 471명이고, 이 가운데 41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동부권 경남건설기계지부에는 경남 창원(진해 제외), 밀양, 창녕, 의령, 함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 레미콘 기사들은 1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경남동부건설지부는 앞서 지난 9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 경남지역 레미콘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1회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동부건설지부 관계자는 “경남동부지역 레미콘 기사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운송료를 받고 있는 실정으로 운송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용자 측인 마창레미콘산업발전협회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입장이다.
마창레미콘협회 관계자는 “노조는 1회당 4만6000원 운송비에 별도 추가로 5만원을 더 달라고 한다”며 “이는 있을 수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지역과 비슷한 상식적인 수준이라면 협상의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건설기계지부 소속 부산·양산·김해·진해 지역 레미콘 노동자들은 사측 교섭대표단과 노사교섭을 벌이던 중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면서 파업에 나섰다. 부산건설기계지부에는 부산·양산·김해·진해지역 레미콘 기사 1850여명이 소속돼 있다.
노조는 운송료 35% 인상(1만7300원)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인 협의회 측은 14%(70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현재 운송료는 5만원이다.
부산 레미콘 노사는 운송비는 1회당 5만9000원으로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격려금 지급 여부를 두고 이견이 있어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미콘 노사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2년 전 레미콘 파업 사태가 다시 되풀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공사기간과 공사비용도 늘어난다”며 “그에 따른 지연 사유를 발주처가 인정하지 않으면 지체상환금도 물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도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 발주공사 현장 중 레미콘 반입이 중단된 곳은 현재 7곳이다. 레미콘 파업지역이면서 골조 공사 중인 도내 공동주택 공사 현장은 12곳으로 파악됐다.
도 건설지원과 관계자는 “파업이 길어지면 레미콘 반입이 중단되는 공사장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 양측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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