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하는 작업이 11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51분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와 인접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와 화학 차량 등 56대를 동원해 20일 오전 8시 현재 까지 11시간 넘게 진화 작업 중이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으며, 원청 직원 4명이 다쳤다.
소방 당국은 부상자를 중상 4명, 경상 5명으로 집계했으며 대부분 화상 환자로 확인했다. 중상자들은 부산지역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인 ‘알킬레이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했다. 알킬레이트 추출 공정에 사용되는 부탄 압축 밸브에 오작동(고착)이 확인돼 이를 긴급보수한 뒤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나고, 화재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작업에는 에쓰오일 관계자 14명, 협력업체 직원 11명, 경비업체 직원 1명 등 모두 26명이 투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불을 완전히 끄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진화가 어려운 것은 인화성이 강한 부탄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부탄 저장 탱크와 연결 배관을 중심으로 물을 뿌려 탱크를 냉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탱크와 배관 내부에 남은 부탄을 모두 태워와 완전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는 “화재 확대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완전히 진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공정이 고압·고온 작업인 만큼 폭발 충격이 상당히 커 인근 지역에 진동을 느꼈다는 주민들의 진술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난 곳에서 직선거리로 2.5㎞ 떨어진 덕신리에 거주하는 한 주민(40)은 “쿵 소리와 함께 창문이 크게 흔들려서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10㎞ 이상 떨어진 중구와 북구에서도 지진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는 주민들이 있다.
사고가 난 알킬레이션 시설은 하루 92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에쓰오일이 1500억원을 들여 2009년 8월 완공했다.
한편,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11시 울산공장 로비에서 울산공장 폭발·화재 사고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다. 회견에서는 사고 발생에 대한 사과, 재발 방지 약속과 대책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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