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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한국은 없다…노인빈곤율 1위 '오명'

, 이슈팀

입력 : 2022-06-21 16:00:00 수정 : 2022-06-21 15: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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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인빈곤율 43.4% 단연 1위 ‘오명’
노인-일반 인구 빈곤율 격차도 가장 커
노인소득 절반 이상은 일해서 버는 소득
고령인구 2020년 16.1%→2040년 35.3%
사진=뉴스1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소득빈곤율은 43.4%로, OECD 평균인 13.1%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노인의 소득 중 절반 이상은 일을 해서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노인들 사이에서도 빈부 격차가 매우 컸다.

 

◆일터로 내몰리는 한국 노인들

 

21일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보고서(Pensions at a glace 2021)와 이 보고서를 다룬 국민연금연구원의 이슈브리프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소득원 중에서는 임금과 자영업 소득 등 근로소득이 52.0%로 가장 비중이 컸다. 국민연금·기초연금 등으로 받는 공적이전소득이 25.9%를 차지했으며, 비연금성저축 수익과 사적 개인연금 등이 포함된 자본소득은 22.1%였다.

 

노인의 근로소득의 비중이 50% 이상인 OECD국가는 한국과 멕시코(57.9%) 뿐이다. OECD평균은 한국의 절반 수준인 25.8%였다. 한국의 노인들은 공적 연금이나 국가에서 받는 복지 급여 등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일터로 내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20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자의 절반가량이 취업상태였는데, 60대의 67.5%, 70대의 88%, 80세 이상의 97.4%가 상대적으로 일자리의 질이 좋지 않은 일용직과 임시직 등 비정규직이었다.

 

또 한국 노인빈곤율은 OECD 평균의 3배 이상으로 확인됐다. 노인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상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인 노인의 상대적 소득빈곤율은 43.4%로, OECD 평균인 13.1%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한국 다음으로는 라트비아(39.0%), 에스토니아(37.6%) 순이었으며, 미국과 일본은 각각 23.1%, 20.0%였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중기 고령층 이상과 여성 노인에게서 특히 심했다. 66~75세가 34.6%, 75세 초과 연령대가 55.1%였으며, 여성이 48.3%, 남성이 37.1%였다. 한국의 전체 인구 상대적 소득빈곤율은 16.7%였는데, 노인 빈곤율과 전체 빈곤율의 차이가 26.7%포인트로 가장 컸다. 한국 다음은 라트비아(21.5%포인트)와 에스토니아(21.3%포인트)였다.

 

한국의 노인 빈곤의 수준도 심했지만, 같은 노인들 사이에서 소득 수준의 불평등도 심각한 편이었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지니계수(소득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지표.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는 0.406이었는데, 코스타리카(0.502), 멕시코(0.473), 칠레(0.441), 미국(0.411) 다음으로 높았다.

사진=연합뉴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노인 의료비

 

노인 의료비는 해마다 늘고 있어 이 추세라면 전체 진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인들의 의료비 부담 증가도 문제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면 전 국민의 의료 안전망인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의 42.6% 차지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2년 1/4분기 건강보험 주요 통계 개요’ 자료를 보면,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가 매년 오름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특히 노인진료비가 크게 늘고 있다.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의료기관에 지불한 진료비와 환자가 의료기관에 직접 낸 본인부담금을 합한 것이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들어가지 않는다.

 

65세 이상 노인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6년 25조187억원에서 2017년 27조6533억원, 2018년 31조6527억원, 2019년 35조8247억원, 2020년 37조4737억원 등으로 늘었고, 2021년 40조6129억원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5년간 1.6배 수준으로 증가한 셈이다.

 

건강보험 총진료비 중 노인 진료비 비중도 2016년 38.7%에서 2017년 39.9%, 2018년 40.8%, 2019년 41.4%, 2020년 43.1%, 2021년 43.4% 등으로 계속 늘었다. 올들어서도 65세 이상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1분기에만 9조8565억원으로 전체의 42.6%에 달하며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도 2016년 32만8599원, 2017년 34만6161원, 2018년 37만8657원, 2019년 40만9536원, 2020년 40만4331원, 2021년 41만5887원 등으로 거의 해마다 늘고 있다. 2021년 노인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전체 평균(월 15만1613원)과 비교하면 2.74배 수준에 이른다.

사진=연합뉴스

◆2040년엔 우리나라 3명 중 1명이 노인

 

이처럼 노인 의료비가 증가하는 것은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중에서 차지하는 노인 인구가 늘고 비중도 커지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6년 644만5000명, 2017년 680만6000명, 2018년 709만2000명, 2019년 746만3000명, 2020년 790만4000명, 2021년 832만명 등으로 대폭 늘었다.

 

전체 건강보험 적용인구 중에서 노인 인구의 비율도 2016년 12.7%, 2017년 13.4%, 2018년 13.9%, 2019년 14.5%, 2020년 15.4%, 2021년 16.2% 등으로 증가했다. 올해 3월말 현재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는 844만9천명으로 전체의 16.4%를 차지해 작년보다 더 증가했다.

 

문제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총인구 감소 시기가 빨라지는 가운데 노인 인구는 더가파르게 늘 것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은 ‘2020~2040년 내·외국인 인구 전망’에서 우리나라 총인구(내국인+외국인)가 2020년 5184만명에서 2040년 5019만명으로 165만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간에 내국인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 3583만명, 2030년 3221만명, 2040년 2676만명 등으로 줄어들고, 전체 인구에서 생산연령인구의 비중도 2020년 71.5%에서 2040년 55.7%로 떨어진다. 이에 반해 65세 이상 내국인 고령 인구는 2020년 807만명에서 2025년에는 1000만명을 돌파하고, 2035년엔 1500만명을 넘어서며, 2040년엔 1698만명으로 2020년과 견줘서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20년 16.1%에서 2040년에는 35.3%로 높아진다. 2040년에는 국내 3명 중 1명이 고령 인구라는 뜻이다. 생산연령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을 의미하는 노년 부양비는 2020년 22.5명에서 2040년 63.4명으로 3배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간다. 생산연령인구 3명이 고령 인구 2명을 부양하는 수준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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