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주말인 3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가마솥 더위에 전국이 펄펄 끓고 많은 국민이 힘겨워하며 주말을 보냈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기상청은 오후 2시30분을 기해 세종, 서울(동북권 제외), 충청남도(홍성, 부여), 경기도(성남, 시흥), 전라북도(순창, 전주, 정읍, 익산, 완주)에 '폭염경보'를 내렸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첫 폭염경보가 7월19일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무려 16일이나 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셈이다.
기상청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에 따르면 이날 서울은 오후 3시22분 기준 일 최고기온 34.2도를 기록해 전날 기록한 올해 최고기온 33.8도를 넘었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 시흥시 신현동 AWS 관측지점에서 이날 오후 1시6분 기준 37.8도를 기록해 가장 온도가 높았다.
충남권 역시 홍성과 부여에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이른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으며, 전국 각 지역에서도 이미 발효됐던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되며 전국이 이른 무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른 무더위에 시민들의 '피서'도 빨라지고 있다.
폭염경보가 내려지기 직전인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물빛광장에는 어린이 200여명이 나와 물놀이를 즐겼다. 근처 그늘막 텐트 설치구역에도 빼곡히 텐트가 늘어섰으며, 텐트 안팎에서 시원한 맥주나 음료를 즐기는 시민들도 보였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9살 아들, 7살 딸과 함께 여의도를 찾은 직장인 황모씨(41)는 "지난주 장마동안 어디 나가지 못했는데 더워도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오니까 좋다"며 "폭염이지만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시원한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냉방이 잘되는 백화점, 쇼핑몰 등 실내 공간을 찾는 시민도 많았다.
강남구에 위치한 지하 쇼핑몰인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경우 평소 주말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이 몰렸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러 나온 회사원 최모씨(29)도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밖으로 가자고 해서 시원한 이곳으로 왔다"며 "7월 말에 휴가를 잡아뒀는데 벌써 이렇게 더워져서 걱정"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바다와 계곡, 물놀이 시설도 더위를 식히고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경남 남해의 설리 해수욕장, 상주 해수욕장은 오는 8일 개장이지만, 때이른 더위에 미리 찾은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물놀이를 하거나 해변을 거닐며 더위를 피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같은 6월의 폭염은 통상 7월말쯤부터 한반도에 세력을 확장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해 북부해상에서 이례적으로 한달 가량 일찍 세력을 확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제4호 태풍 에어리가 당초 제주 및 남부지방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일본 규슈 지방으로 진로를 튼 영향도 있다. 에어리가 몰고 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전국의 무더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이번 무더위가 오는 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7일부터는 제3호 태풍 차바가 남긴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측에서 남하하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해 발생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오며 무더위는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내륙지방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를 내릴 매우 강한 구름이 발달할 수 있다"면서도 "7일께 전국 비가 예상되나, 이후 기압계 재배치에 따른 정체전선의 활성화는 유동적인 만큼 추후 안내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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