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 작년 대비 30% 성장
“점심에 편의점에서 단백질이나 닭가슴살 바를 사 먹을 때가 많아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평소 외근이 잦아 점심이면 편의점에서 다이어트 식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저녁 술자리도 잦고 동료들과 함께 먹다 보면 식단조절에 어려움을 겪어 혼자 밥을 먹을 때면 꼭 편의점에서 단백질 제품들을 찾는다는 것이다. 박씨는 “요새 점심 가격도 너무 비싸져서 편의점에서 먹는 게 낫다”며 “돈도 아끼고 식단관리도 되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박씨처럼 편의점에서 한끼를 떼우거나, 건강까지 챙기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편의점 매대 물품도 바뀌고 있다.
1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MZ 세대들의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편의점은 단백질 음료, 샐러드 등의 매출이 늘고 있고, 이에 맞춰 상품 가짓수를 늘리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 현재까지 단백질이 함유된 건강기능 음료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4.3% 증가했다. 단백질이 함유된 유제품의 경우 93.5% 증가했고 섬유 음료도 46.6%, 샐러드 카테고리도 32% 증가했다.
GS25 관계자는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여름철을 맞아 건강 및 다이어트 관련 상품군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상반기(1∼6월) 단백질 음료의 매출이 전년 대비 2.3배 증가했고 닭가슴살의 매출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계절적 요인에 더해 편의점 이용자들의 기호 자체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약속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운동을 한다는 직장인 이모(29)씨는 “단백질 보충제를 들고 다니려면 번거로운데 (편의점에서) 아예 상품화돼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편의점) 주변에 크로스핏(고강도 복합운동) 체육관이 있기도 하고 최근 젊은 세대들이 단백질 음료를 많이 찾아 종류를 다양하게 들여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편의점 등을 통해 유통되는 단백질 제품들이 늘면서 단백질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작년 3364억원으로 전년(2579억원)과 비교하면 30.4% 성장했다. 2018년에는 813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이 4년 만에 4배 이상 커졌다.
시장이 치열해 지면서 건강뿐만 아니라 맛을 강조하는 신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 탄산과 단백질이 조합된 음료가 론칭됐다. 부산의 유명 어묵 브랜드에서 ‘프로틴 어묵바’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운동이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저칼로리, 단백질 제품을 많이 찾는 추세”라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맛을 강조하는 상품들이 많이 출시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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