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 극성수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관광업계가 제주를 스쳐간 제5호 태풍 ‘송다’에 울상을 지었다.
제주는 별다른 피해 없이 태풍 송다의 영향권을 벗어나고 있다.
제주기상청은 제주도가 태풍의 간접 영향에서 벗어남에 따라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 앞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를 해제했다.
태풍 송다는 31일 오전 9시 현재 제주를 지나 서해 먼바다에서 서북서진하고 있다.
위치는 중국 칭다오 남동쪽 370㎞ 부근 해상이며, 이 태풍은 이날 오후부터 내달 1일 새벽 사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은 탓에 제주는 지금까지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30일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호우 또는 강풍 피해 신고는 4건이다.
30일 밤 서귀포시 대정읍·대포동과 제주시 조천읍 등에서 차량 침수 1건, 도로위 나무 쓰러짐 1건, 주택 배수구 막힘 2건 등 4건의 피해 신고 외에 더는 피해 신고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휴가철(7월 23일∼8월 5일) 기간에 태풍이 발생하자 관광업계와 관광객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피서철을 맞아 지난 28일 4만4307명, 29일 4만6507명, 30일 4만8516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주말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많은 비가 내리자 주로 호캉스를 즐기거나 실내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유명 실내 관광지와 맛집은 긴 줄이 형성되는 등 많은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했다.
3년 만에 모처럼 여름 축제를 연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은 된서리를 맞았다.
이호테우해수욕장은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전통 해양문화 축제인 이호테우축제를 진행하고 있지만, 태풍이 제주에 영향을 주는 시기와 겹쳐 시끌벅적해야 할 축제장에 관광객과 도민의 발길이 끊겼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예래생태체험축제도 3년 만에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서귀포시 예래동 소재 논짓물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30일 논짓물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골프 관광객은 주말 태풍 북상 소식에 상당수 예약을 취소해 주말 제주지역 골프장이 한산했다.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한라산 탐방은 30일부터 전면 통제됐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9개 항로 12척 중 진도, 우수영, 완도(추자 경유) 등 3개 항로 3척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제주 부속 섬인 마라도·가파도 등을 오가는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중단됐다.
제주도 내 항구와 포구에는 2000여 척의 선박이 대피했다.
제주도 육상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됐지만, 제주공항의 항공편은 정상적으로 운항했고, 이날도 정상 운항할 예정이다.
30일 오후 7시 15분쯤 서귀포시 해상에서 ‘용오름’ 현상이 목격되기도 했다.
용오름은 토네이도와 기상학적으로 같은 현상이며 대기 불안정이 강할 때 발생한다.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승천하는 모양이라고 해서 용오름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날 용오름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 등은 없었다.
제주기상청 관계자는 “이 용오름은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분석을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30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지점별 강우량은 한라산 삼각봉 360㎜, 영실 322.5㎜, 진달래밭 312.5㎜ 등이다.
또 제주(북부) 70.6㎜, 서귀포(남부) 95.4㎜, 성산(동부) 77.1㎜, 고산(서부) 116.1㎜의 비가 내렸다.
호우특보가 발효된 제주는 1일까지 비가 이어지고 2일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내달 1일까지 예상 강우량은 제주 북부 해안 20∼50㎜, 이외 나머지 지역 50∼100㎜다. 산지 등 많은 곳에는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