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체질 개선 노력 병행해 나갈 것"
정부가 19일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에 대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대외 위험요인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관련 지표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위험 징후가 감지되면 선제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각종 대외지표들을 종합 고려할 때, 우리 경제는 비교적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선진국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최근 환율·외환보유액·외채·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대외지표가 악화했으나, 과거 추이나 다른 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우선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올해 중 통화 절상률이 -10.0%로 일본(-14.9%), 유럽(-10.6%) 등 다른 국가 통화와 비교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외환보유액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4386억달러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20년 2월보다 294억달러 많고, 전년 말 대비 보유액 감소율(6월 말 기준)도 5.4%로 주요국보다 작다고 설명했다.
방 차관은 “원화 약세 폭은 엔화·유로화 등 여타 통화에 비해 크지 않으며, 외환보유액도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소폭 감소해 코로나19 이전 대비로는 294억달러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 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단기외채가 증가했으나, 국내 은행 외화유동성 상황을 고려할 때 외채 상환 능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방 차관은 “단기외채의 총외채 대비 비중과 외환보유액 대비 비율도 과거 평균 및 금융위기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6일 56bp(1bp=0.01%포인트)까지 상승한 후 이달 18일 35bp로 하락했다.
방 차관은 “무디스·모건스탠리 등 주요 국제신용평가사·투자은행(IB)도 순대외자산, 수출경쟁력 등 양호한 펀더멘털을 근거로 우리 대외건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방 차관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관계기관과 함께 관련 지표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위험 징후 감지 시 선제적으로 대응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 공조 아래 대외지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필요 시 외환건전성협의회, 거시경제금융회의 등도 개최할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 장기 외화채 발행 유도, 선물환 포지션 등 거시건전성제도의 탄력 운용 등을 통해 단기외채 증가세와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 우려 등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에너지 수입 급증 등으로 최근 무역수지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해외 생산·서비스 등 대외거래를 포괄하는 경상수지는 올해 상반기까지 견조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하반기 흐름에 불확실성이 있으나, 상반기까지 248억달러의 흑자를 낸 것을 고려하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에너지 수입규모가 큰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무역수지 악화를 경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중 수출기업 규제 개선과 업종별 지원 내용을 담은 종합 수출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 차관은 “8월 중 종합적인 수출대책을 마련·추진하고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에너지관리 효율화 등 구조적인 무역 체질 개선 노력 또한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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