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난에 봉착한 전북 동부산악권 특수학교 설립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학교 설립에 필수적인 예정 부지 일대 사유지 주민들이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을 위한 교육 기회 확대와 지역 발전 효과 취지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매입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13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장수군 계북면 옛 원촌초등교 폐교 부지 일대 동부산악권 특수학교 건립에 필요한 사유지 3467㎡에 대해 토지주들의 동의를 거쳐 매입했다.
이에 따라 동부산악권 특수학교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설계 공모를 거쳐 내년부터 시설 공사에 돌입해 2025년 3월 총 10학급 규모로 개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전북 동부산악권 장애 학생들을 위해 장수 원촌초 폐교 부지 등을 활용해 일대 부지 총 1만5366㎡에 학교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전북에는 총 10개의 특수학교가 있으나, 대부분 전주를 중심으로 중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통합교육이 어려운 동부권 지역 장애 학생들은 특수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전주, 남원 등지로 1시간 이상 통학하거나 기숙사 생활을 해야만 했다.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7월 장수 원촌초등교 인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8.1%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학교 설립으로 침체한 지역 활성화와 체육시설 공동 이용 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주변 사유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기 개교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전북교육청은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을 위해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발전 효과도 거둘 것이라는 설립 취지에 대해 주민들과 지속해서 논의, 설득한 끝에 매입에 대해 동의를 구하게 됐다.
김경용 계북면장은 “당초 부정적이었던 주민들의 마음이 교육청의 끊임없는 설득과 노력에 움직인 것 같다”면서 “학교가 설립되면 인구 절벽인 지역사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은 장수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동부지역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이 해소되고 맞춤형 진로·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취업 지원과 자립 기반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양보와 협조 덕분에 특수학교가 계획대로 설립할 수 있게 됐다”며 “설계부터 완공까지 주민과 꾸준히 소통해 학교가 지역 중심 역할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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